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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다툼으로 빛바랜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

홍준표 회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본부석 배치두고 KTA 임원들과 경주시, 경북도, 조직위 관계자들 언성 높아져
국제태권도신문 | 2011/05/01 21:12

경상북도 관계자들이 KTA 의전 담당자들에게 자리배치를 두고 언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 각종 행사를 치루는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의전을 둘러싸고 주최측과 주관측 또 각 VIP들간 자리다툼으로 인해 매번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2011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주에서도 의전문제로 인해 각 기관 관계자들이 언성을 높이고 욕설이 오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개막식은 물의없이 진행됐지만 이전 준비를 위한 자리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기구간에 마찰이 발생해 이를 지켜보는 외국인 VIP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당초 조직위원회는 본부석 VIP자리를 배정함에 있어 (의전표 참고, 본부석을 바라보고 좌우를 구분) 좌측 전좌석은 WTF에 권한을 넘긴 상태고, 우측에는 KTA 회장 포함 10석, 경상북도 10석, 경주시 22석 등으로 배분을 나눴다.


우측 자리는 두번째 줄을 기준으로 좌측부터 우측으로 순번이 정해져 있었으며, 1번 대한태권도협회장(한나라당 前 최고위원), 2번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국회의원), 3번 경상북도지사, 4번 정수성 국회의원, 5번 이명규 대한태권도협회 부회장(국회의원) 등으로 정계 인사들 위주로 배치를 했다.


문제는 이 조직위원회의 자리배치를 두고 경북도, 경주시 의전 담당자들이 KTA 의전 담당자들에게 시비를 걸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개막식이 열리는 5월 1일 오후 3시경부터 대회장은 개막식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와 더불어 의전 담당자들 또한 본부석 자리배치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직위원회와 함께 KTA의 의전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배치표와 같이 1번 자리에 대한태권도협회장을 붙여놨으며, 2번 자리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3번 자리에 경상북도지사라고 적힌 배정 스티커를 붙여논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고 좀 늦게 도착한 경북도 의전팀 관계자들은 이 자리배치를 보고 순서를 바꾸라고 요청했다. 이미 좌측에는 WTF 집행위원들을 비롯해 초청받은 외부 인사들이 자리잡고 있던 터였지만 이들의 시비와 다툼은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경북도 관계자는 좌석배치를 두고 자신들의 요청을 KTA 관계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자 의자에 붙어있는 대한태권도협회장이라는 스티커를 고의로 훼손하는 행동을 보였고, 이에 KTA 의전팀은 격분하며 이를 받아쳐 상호간 언성이 높아지고 욕설이 오가는 등의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KTA 관계자들은 “대한태권도협회장은 개최국을 대표하는 국가협회장으로서 당연히 이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입장을 펼치며 배정된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았으며 경북도 관계자들은 “경북도와 경주시에서 주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 자리를 도지사의 자리여야 한다”는 입장으로 상호간 대립은 지속됐다. 결국 KTA 의전팀이 이 자리를 고수하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밖으로 나가 대책회의에 돌입하기 이르렀다.


최종 자리배치는 기존 배치표와 달리 1번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번 홍준표 대한태권도협회장, 3번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로 결정됐고 이에 KTA 의전팀은 일명 ‘버티기’로 자리를 고수하기로 했고, 경북도 관계자들은 도지사가 도착했을 때 자연스럽게 2번 자리로 의전을 해 홍준표 회장보다 이 자리를 먼저 선점해야 한다고 결론을 지었다. 


5시가 조금 안된 시각, 홍준표 대한태권도협회장을 필두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줄지어 본부석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KTA 의전팀은 이에 맞추어 그 동안 지켰던 자리에서 일어나 홍 회장을 맞이하려는 자세를 취했지만 순간적으로 홍 회장에게 접근한 경북도 관계자가 홍 회장에게 3번 자리에 앉으라고 안내를 하면서 자리를 두고 벌인 기(氣) 싸움은 결국 경북도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국내 행사에서도 의전을 두고 이러한 자리다툼 문제는 매번 발생한다. 지자체 예산을 투입해 행사를 치르려는 조직위원회와 해당 기관 같은 경우 자신들의 수장인 도지사 및 시장 등인사들과 관련 정치인들만을 고려해 VIP좌석을 배정하려 하고 또 주최, 주관측은 자신들이 정한 기준에 의거해 VIP 자리배치를 하고 있기에 이 같은 문제와 마찰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세계대회 같은 경우 149개국 1700여명의 선수.임원진이 참가하는 대규모의 국제행사다. 경북도, 경주시 관련 공직자 및 공무원, 국내 태권도계 VIP들만 오는 자리가 아닌 전 세계의 눈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는 글로벌한 행사다.


이러한 행사에서의 마찰은 당연히 국가적인 망신으로 치닫는다. 이번 해프닝 역시 이를 지켜본 외국인 VIP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각 기관, 단체 의전 담당자들간의 마찰은 외국인들이 보기에 몰상식한 행동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이를 지켜보는 한 외국인 VIP는 옆좌석에 있는 한 내빈에게 “도대체 무슨일이냐?”고 질문했고 이에 한국 인사는 얼굴이 붉어지며 “아무일도 아니다”고 애써 웃어 넘겼다.


보는 기자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모습에 낯이 뜨거워 좌측선상에 있는 외국인 VIP들을 제대로 쳐다 볼 수 없었다.


이번 세계대회는 대회 개막일 전부터 준비 부족과 조직위원회의 전시행정으로 방문객들이 대중교통 이용 불편과 숙박시설 및 편의시설 낙후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토로해 허점투성이 국제대회로 전락하고 있다. 대회가 시작되면 이러한 민원과 불편함 호소가 줄어들 것이라는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행사의 얼굴이라는 개막식에서도 추태를 보여 엎친데 덮친격이라는 원성을 듣고 있는 상태다.


남은 대회일은 앞으로 5일 과연 조직위가 어떠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러한 민심을 수습할지 이들의 대책방안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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