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46kg 우승을 차지한 김소희 선수가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4일째까지 No Gold의 부진에 빠져있던 한국 국가대표팀을 17세 고교소녀 김소희(서울체육고등학교)가 살려냈다.
전날이 4일 열린 -46kg 8강전에서 한국의 김소희는 스페인의 토론데기 엘리사를 상대로 1R 시작 10초만에 빠른 오른발 공격으로 머리득점을 빼앗으며 리드를 지키기 시작하더니 2R, 3R에서도 무서운 공격력을 보이며 8점까지 득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4강 진출을 확정지은 김소희는 다음날인 5일 열린 4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인 터키의 일디림 루키예를 상대로 1R 초반 빠른발 옆차기 공격으로 선취점을 올리더니 2R에 들어서 루키예의 왼발 공격을 견제 한 후 즉시 오른발 후리기 동작으로 상대를 위협하며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 다소 불리함을 느낀 루키예는 변형된 컷트발(한 다리를 들고 상대가 공격을 들어오지 못하게 방어하다가 바로 가슴 및 머리 득점을 뽑아내는 행위) 공격으로 김소희를 공략하려 했지만 김소희의 세컨인 김맹곤 감독은 “들어!, 들어!”라고 김소희가 상대방의 공격에 발을 높게 들고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어진 3R에서도 루키예의 컷트발 공격은 지속됐다. 김소희는 그때마나 김맹곤 감독의 “니가 먼저해!”라는 지시를 받고 즉시 공격으로 상대의 전략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1점을 리드하고 있던 김소희는 소극적인 공격으로 인해 경고누적으로 1점 감점당했고, 더 이상 추가득점을 뽑지 못하고 써든으로 경기를 끌고갔다. 써든에서도 두 선수의 공방전은 지속됐지만 점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30여초를 남겨둔 상황, 김소희는 순간 상대의 허점을 발견하고 왼발로 옆구리를 공격했다. 이는 득점으로 연결됐고 김소희는 한국팀 첫 결승 진출의 주인공이 됐다.
김소희의 결승상대는 중국의 리자오이로 준결승에서 독일의 만즈수메를 물리치고 올라온 선수였다.
김소희는 리자오이를 상대로 1R부터 무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특유의 빠른발 공격에 이은 머리공격으로 6:1로 점수를 벌린 김소희는 1R 20여초를 남겨두고 또 다시 리자오이의 머리에 발을 꽂으며 9:1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2R 리자오이가 허점을 파고들어 추가 득점을 내주긴 했지만 김소희는 이내 옆구리를 공략하며 10:3으로 유리한 고지에서 3R에 돌입했다. 3R 초반 리자오이 역시 컷트발을 앞세워 김소희를 몰아 붙였지만 김소희는 몸통득점 1점에 회전 공격으로 추가 2점을 뽑아내며 최종 13:5로 한국팀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표팀 막내, 고교돌풍 김소희가 침몰하는 한국을 물위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함께 4강에 진출한 남자 -54kg 박지웅(부흥고등학교) 역시 겁 없는 10대의 기량을 보여주며 이란의 바게리 데체슈메흐를 상대로 써든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
박지웅의 결승상대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1위인 태국의 콸라오르 츄차왈이었다. 박지웅은 츄자왈을 상대로 초반 탐색전을 펼치더니 2R와 3R에서도 점수를 내지 못하고 써든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다. 한국팀이 추가 금메달을 목놓아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박지웅의 써든데스 경기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진행됐고 박지웅 역시 쉽게 점수를 내주지 않으며 신중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박지웅은 마지막 10초를 지키지 못했다. 츄자왈의 전광석화 같은 오른발 돌려차기를 피하지 못해 점수를 내 준 것. 아쉬운 석패로 인해 박지웅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에 金을 안긴 것은 김소희 하나였지만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대표팀 막내 김소희와 박지웅의 패기와 이기겠다는 필승의지는 많은 이의 귀감이 되고 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