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63kg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대훈(용인대학교) 선수의 수상 모습
올림픽 효자종목 태권도가 효자 노릇을 못하게 될 우려가 높다.
오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2011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망신에 가까운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의 참패 이후 다시금 찾아온 종주국의 위상 저하 올해도 이어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은 5월 1일부터 6일까지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4일차까지 No Gold의 수모속에 황경선, 임수정, 김혜정의 동메달만이 있을 뿐 기대했던 금메달 행진은 나오지 않아 대회 중반 침몰직전의 상황까지 다가섰다. 하지만 5일차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고교 돌풍 주역 김소희가 한국팀에 첫 金을 안겼고 박지웅 또한 아쉽게 결승에서 석패했으나 은메달을 획득해 늦은 신호탄을 터트리며 막판 스퍼트에 돌입했다.
대회 마지막날인 6일 한국팀은 차세대 스타인 이대훈과 2008 베이징 금메달리스트 차동민, 헤비급 조철호, 여자 안새봄과 오혜리 총 5명의 선수들에게 금메달 행진을 이어갈 것을 기대했지만 아쉽게 이대훈과 조철호만이 금메달을 획득했을 뿐 더 이상의 金 사냥이 이어지지 않아 10년만의 종주국 대회에서 체면을 구겼다.
마지막날 경기에서 -63kg에 출전한 이대훈(용인대학교)은 준결승 상대인 태국의 푼통 나챠가 1R에서 입은 부상으로 인한 경기 포기로 인해 순조롭게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 상대는 영국의 하비 마이클 폴로 이대훈은 1R 초반 탐색전을 벌이며 상대의 허점을 파악하더니 이내 2R에서는 상대의 공격을 왼발과 오른발 앞차기로 받아내며 득점을 뽑아냈고, 3R에서는 특유의 유연한 발기술을 앞세워 몸통에 이은 상단 공격 등으로 최종 5:2로 한국팀 남자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때 보다 한 체급을 낮춰 -87k에 출전한 차동민(한국가스공사)은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의 몰페다 카르리오를 상대로 5:4 역전승으로 간신히 결승에 진출했지만 세계 랭킹 1위인 이란의 카라미 유세프의 벽을 넘지 못하고 8:6으로 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남자 두 번째 금메달은 헤비급인 +87kg에 출전한 조철호(한국체육대학교)가 획득했다.
사실상 이 체급 결승이라고 할 수 있는 4강에서 조철호는 이란의 라졸리 코우로쉬를 6:5로 간신히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왔다. 이 체급 최고의 라이벌인 이란을 제치고 결승에 올라온 조철호에게 결승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의 이가쉐브 아크말은 코위로쉬보다는 조금 쉬운 상대였다. 조철호는 1R 초반부터 득점을 뽑으며 유리한 점수차이로 앞서가기 시작했으며, 결국 이 점수차이를 끝까지 수성해 최종 4:0으로 한국팀 남자 두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여자부는 김소희에 이어 추가 金을 확보하지 못했다.
여자부 중량급에 출전한 안새봄과 오혜리 모두 은메달에 그쳐야 했기 때문이다.
여자 -73kg에 출전한 오혜리(서울시청)는 4강에서 세르비아의 만딕 밀리카를 7:4로 꺽고 여유 있게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에팡 글라디스로 에팡은 올림픽때보다 한 체급 올려 이번 대회에 출전한 강호였다. 오혜리는 경기초반 에팡에게 오른발 공격에 점수를 허용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중반 연이은 몸통 득점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써든에 돌입한 오혜리가 무너진 것은 결국 판정이였다. 두 선수의 경기는 써든에서도 승부가 갈리지 않아 결국 판정승에 돌입했고 심판들은 에팡의 손을 높게 들어줬다.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순간이었다.
여자 헤비급인 +73kg에 출전한 안새봄(삼성에스원) 또한 아쉬운 은메달을 획득했다.
안새봄은 준결승에서 스페인의 사이몬 로사나를 8:0으로 대파하며 결승에 올랐지만 프랑스의 크라페 앤 캐롤라인과의 결승전에서 경기 막판까지 0:0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10여초를 남겨두고 몸통으로 날아온 캐롤라인의 주먹공격을 막지 못해 석패하고 말았다.
이로서 한국팀은 지난 2001년 제주도 세계대회 이후 10년만에 종주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남자 금 2, 은 2 / 여자 금 1, 은 2, 동 3의 저조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여자부는 메달점수 집계에서 중국(금 2, 은 2)을 눌러 간신히 2009년 세계대회에서 빼앗긴 여자부 종합우승 영예를 탈환했지만 남자부는 1회 대회때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20회 연속 종합우승을 이란(금 3, 은 1, 동 2)에게 넘겨줘야 했다.
이번 대회 이후 국내 언론들은 10년만에 종주국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으로 망신을 당한 한국팀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에 중론을 모으고 있으며, 연일 대책마련이 시급함을 보도하고 있는 상태다.
대한태권도협회가 이번 대회의 성적 저조에 대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