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표 제출 의사를 결정한 이후 (좌측부터)양진방 사무총장, 이승완 상임고문, 조영기 상임부회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국가대표 예선전을 지켜보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홍준표) 집행부의 사퇴 행보가 시작됐다.
5월 9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성적 저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양진방 사무총장이 사표를 제출한데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 사표를 제출한 멤버는 KTA 핵심인 이승완 상임고문과 조영기 상임부회장, 윤웅석 의장 3명이다.
이들은 5월 23일 ‘2012 런던올림픽 세계예선 파견 국가대표 선수선발 예선대회’가 열리는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사무국에 사표를 제출할 의사를 피력했고 이튿날인 24일 사무국에 사표를 제출했다.
이들은 홍준표 회장이 5월 18일 긴급미팅에서 “사표를 제출하라!”고 말했다고 알려진 이후 가장 먼저 사표를 제출한 인사들로서 이번 사표 제출에는 홍 회장의 지시에 최측근들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먼저 백의종군하는 마음을 갖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한국팀의 성적 저조로 인해 사표를 제출한 인사는 양진방 사무총장과 이승완 상임고문, 조영기 상임부회장, 윤웅석 의장 등으로 이들은 협회를 총괄하는 실무진으로서 회장의 책임론에 따르겠다는 의지를 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의 사퇴 지시를 두고 현재 “명예회장과 상임고문을 제외한 부회장단만 사표를 내라고 했다”는 의견과 “당연직 이사를 제외하고 회장이 위촉한 모든 임원에 대한 사퇴 지시”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추가로 사표를 제출한 인사들의 집단 움직임은 아직 없는 상태지만 24일 핵심멤버들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보아 줄줄이 사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홍 회장의 사퇴 지시에 따르지 않는 이들이 있다면 이는 사실상 ‘항명’을 하는 것으로 정치인 홍 회장의 입지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회장이 취임 후 당연직(16개 시도 및 중고, 여성연맹)을 제외하고 선임한 이사는 총 14명으로 아직까지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사람은 이명규(대구 북구 갑 한나라당 국회의원), 안창영(대한스포츠치의학회 회장), 이범래(서울 구로 갑 한나라당 국회의원), 황태국(삼광의료재단 이사장), 박원희(K1 대표), 김성태(부상광역시태권도협회장), 임춘길(국기원 부원장) 부회장을 비롯해 김창국(고려대학교 교수), 박영문(KBS 스포츠보도부 국장), 이우승(변호사) 이사까지 총 10명이다.
한 부회장급 인사는 이번 실무진들의 사표 제출에 대해 “정작 사표를 제출할 사람은 내지 않고 오히려 태권도인들만 창피를 당하는 꼴”이라며 “홍 회장이 긴급 미팅에서 사표를 제출하라고 했으면 가장 먼저 사표를 낼 사람은 정계 인맥인 이명규, 이범래 국회의원을 포함해 사외 이사들 아니더냐? 회장도 마찬가지지만 이들이 한국팀의 성적 향상을 위해 직접적으로 어떠한 일을 했느냐? 사표를 제출해야 하는 사람들은 태권도인들이 아닌 비태권도인들이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들어냈다.
홍 회장을 대신해 KTA를 이끌었던 실무 4인방의 사표 제출에 태권도계는 홍 회장이 이를 수리할 것인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책임론에 이은 사표 지시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정치적 행보일 것이라는데 신뢰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퇴 파동이 여기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KTA 한 임원은 “취임후 홍 회장이 실질적으로 KTA를 바꾸지는 못했다”면서 “지금보다 더 나쁠수도, 더 좋을 수도 있는 것이 인사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한 의지를 이 곳에서 펼치지 못한다면 정치인으로서 능력 없다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확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고 전했다.
시끄러운 5월을 겪고 있는 KTA를 원상태로 돌릴 수 있는 해법은 홍 회장이 가지고 있다. 이들의 사표를 포함해 자신이 선임한 이사진의 총사퇴를 통해 쇄신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들의 사표를 반려하고 협회 운영방침에 변화를 줄 지에 대한 선택은 홍 회장 몫이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