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7월 경상북도 영천시에서 열린 국제대회 홈페이지 화면
경상북도태권도협회 고위직 임원 2명에 대한 ‘뇌물 공여․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가 기소유예로 일단락 됐다.
8월 18일 대구지방검찰청(황현아 검사)은 지난 2010년 7월 영천에서 열린 국제대회 대행업체로부터 해외여행 경비를 받은 대가로 특정업체를 선정한 의혹이 있는 경북협회 고위직 임원 2명(국제대회 조직위원장, 사무총장)과 업체대표 2명에 대해 기소유예 판결을 내렸다.
지난 6월 영천경찰서는 “국제대회 조직위원장 A씨와 사무총장 B씨를 비롯한 핵심 간부들이 본 대회 행사업체 선정을 두고 특정업체로부터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출장경비를 받았다”면서 “대가를 받은 B씨가 입찰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최근 5년 이내 10개국 100인 이상 국제대회 경력업체’라는 자격요건을 들어 타 업체의 참여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입찰을 방해했다”고 입건 사유를 들었다.
또 업체대표 2명에 대해서는 “대행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부인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복수 신청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단독 참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검찰은 경찰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고 혐의 사실을 검토했지만 경찰 수사과정에서 나온 대행업체 선정과정의 특혜와 관련해 일부 연관성에 혐의는 인정되나, 뇌물수수와 업무상 배임에 대한 혐의로는 볼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며 상기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 사건의 당사자 B씨는 검찰의 기소유예 결정 직후 “한 마디로 여발통치(如拔痛齒: 앓던 이가 빠진 것 같음)의 느낌이다. 다만 9개월 동안 주변 태권도인들과 지인들에게 심려를 끼쳐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이다”이라며 “2개월 전 언론에 보도된 내용(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은 사실과 다른 점 이 많다. 나는 지난 40년 동안 국기(國技)인 태권도를 수련하는 체육인으로써 부끄러운 행동을 단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지난시간 제자들을 육성하는 보람으로 나름대로 정도의 길을 걸어왔다”며 그 동안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태권도인으로서 이번 사건에 휘말리면서 태권도인에게만큼 진실을 더욱 바르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 실업팀 감독이기도 한 B씨는 이번 사건이 일부 언론 보도가 나간 것과 관련해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 다음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해 나갔다.
다음은 상기 사건과 관련해 기소유예 판결을 받은 B씨의 인터뷰 전문이다.
▵2010년 7월 영천에서 열린 국제대회의 배경과 대회 규모는?
▾2009년 4월경 영천시에서 개최된 실업대회에서 주최측 회장의 제안으로 영천시청과 함께 국제대회를 영천에서 협의했다. 이후 협의내용을 토대로 2010년 7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국제대회를 개최했고, 제1회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회는 44개국, 275클럽, 2,464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루며 성공적인 대회가 됐다.
▵상기 국제대회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홍보였다고 하던데 어떤 어려운 점이 많았는가? 홍보를 목적으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방문했을 때 해당업체로부터 1인당 700만원을 수뢰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기였지만 조직위원회 구성도 미비했었고, 예산편성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시 대회를 제안한 인사들과 논의해본 결과 첫 국제대회라는 특성상 해외 홍보가 성공적인 대회 개최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이에 우리는 2009년 10월경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홍보팀을 파견하여 국제대회를 홍보하고 참가를 독려했다. 당시 이 대회를 제안한 단체는 대회와 관련한 홍보예산이 책정되어 있지 않았었고, 이에 대행사와 여행사 업체대표에게 대회가 끝나면 홍보행사비를 결제해 주기로 약속하고 홍보팀을 꾸려 출정한 것이다.
덴마크에서 홍보활동을 할 때는 대행사 및 여행사 관계자, 경북협회 임원, 시 공무원 등이 함께 나가 세계대회에 참가한 각국 임원 및 선수단에게 대회 요강과 포스터, 기념품 배부하고 현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또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대회의 취지를 설명하는 등 성공적인 홍보활동을 수행하고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2,800만원이란 경비가 소요된 것인데 이를 1인당 700만원씩으로 나눠 뇌물 수뢰로 표현했으니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했다.
▵수사기관의 발표에 따라 언론에서는 조직위원회가 공개입찰 신청업체 자격조건에 10개국 100명이상이 참가한 국제대회에 업무를 시행한 경험이 있는 업체로 제한한 것에 대해 뇌물 수뢰로 인한 특정 업체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보도했는데?
▾국제대회의 현실을 전혀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국제대회라면 지금까지 한국에서 개최된 모든 경기를 보아도 10개국 100명 미만이 참가하는 대회는 없다. 국내 내노라하는 국제대회만 보아도 1,000 명이하의 참석인원은 없다.
위 조건은 국제대회를 치러본 업체라면 모두가 다 포함되는 사항이다. 조직위원회에서는 오픈대회이긴 하지만 첫 대회인 만큼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 국제대회 경험업체를 선정해 일을 맡겨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논란이 됐던 대행사 선정 심사위원으로는 누가 선임됐으며, 어떠한 절차에 따라 업체선정이 이루어졌는지?
▾조직위원회 집행위원 4명, 지역신문 기자, 지역 체육단체장 총 6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했으며, 조직위원회는 2010년 1월 입찰공고를 통해 공시했고 마감일까지 총 2의 업체가 입찰에 응했다. 이들 중 심사위원들이 국제대회 경험이 높고 행사대행 경험이 풍부한 모 업체를 최종 낙찰한 것이다.
이를 두고 홍보차 방문한 덴마크 세계대회 경비를 지불한 모 업체가 유리하게 낙찰된 것처럼 보고 있는데 나와 A씨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다고 하나, 우리는 전혀 별개의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행업체에 대한 배점을 매겼고 나머지 위원들 역시 입찰서류를 토대로 배점을 매겨 우수한 점수를 받은 업체가 선정된 것이다. 당시 지출된 여행경비는 이 대회를 제안한 단체가 대회 직후 바로 지급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두고 사전담합에 의한 특혜 등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나는 양심을 걸고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수사기관에서는 영천시에서 지급된 행사보조금 5억원을 사용하면서 대행사가 행사 경비를 부풀려 차액 4,800만원을 개인 채무변재에 사용했다고 했는데?
▾상세한 내용은 알 수는 없지만 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대행사 직원들이 영수증 첨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영수증 미비로 차액이 발생할 수는 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으나 개인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