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고등학교 김승현 선수가 생애 첫 전국체전 은메달을 목에걸고 기뻐하고 있다.
고교 전국 대회 입상이 전무했던 선수가 ‘제92회 전국체육대회(태권도)’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2위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의 김승현(한성고)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성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승현 선수는 중계초등학교 3학년 시절 태권도 선수로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중계중학교와 한성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김 선수는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다. 특히 고교무대에서는 전국대회 등의 입상이 전무했다.
올해를 끝으로 고교 생활을 마감하는 김승현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전국체육대회 지역 선발전이었다.
김승현은 마치 그동안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듯 선발전에서 월등한 실력을 선보이며 -58kg급 서울시 대표로 선발되면서 생애 첫 전국체전 무대에 입성했다.
전국체전 무대가 처음인 김승현은 “모든 선수들이 전부 전국대회 입상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라서 부담이 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매 게임이 어려웠지만 긴장감을 놓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1회전(16강) 충북의 김재희(청주공고)와의 첫 경기에서 김승현은 몇 차례 위기를 맞으며 3R 7:7로 연장전(서든데스)에 돌입했다. 수차례의 공방과 3R까지 이어진 수십차례의 공방으로 이미 체력은 고갈된 상태였고, 또 전국체전 첫 경기라는 부담감으로 인해 다소 몸동작이 여유롭지 않았던 것도 그에게는 마이너스가 됐다. 하지만 김승현의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놀라운 위기극복 능력을 보여주며 16강전을 통과했다. 이는 체력보다는 정신력의 승리였다.
2회전(8강) 상대는 강원의 안태성(강원체고)으로 안태성은 1회전에서 재미국대한체육회의 현정수를 14:2 RSC(주심직권승)로 이기고 올라온 터라 김승현보다 체력적 우위에 있는 선수였다.
김승현은 자신이 체력적으로 열세라는 것은 파악한 듯 공격보다는 방어형으로 안태성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안태성의 공격을 적절한 커버자세로 방어하면서 앞차기 보다는 추가점수가 부여되는 뒷차기 공격을 이용한 것.
김승현의 전략은 적중했고, 11:8로 안태성을 누르면서 생애 첫 전국체전 입상을 확정지었다.
4강전 상대는 대전의 안태영(대전체고)으로 수비보다는 공격에 능한 선수였다. 16강과 8강모두 유효득점을 많이 내주기는 했지만 다득점으로 4강에 오른 공격형 스타일이었다.
자신과 정반대 스타일인 안태영을 상대로 김승현은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방어에 이은 빠른 공격 전환과 상대의 허점을 찌르는 기습 공격이 적중하면서 6:3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제 김승현의 목표는 처음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으로 변했다. 첫 대회라는 부담감을 자신보다 성적이 좋은 선수들을 이기고 올라왔다는 자신감으로 눌러버렸기 때문이다.
자신감으로 무장한 김승현의 기세는 아쉽게도 결승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자신과 비슷한 무명의 박병훈(전남, 광양고)에게 한점차로 무릎을 꿇고 만 것. 무명에서 일약 다크호스로 떠 오른 김승현은 결승에서 젖먹던 힘까지 발휘해가며 박병훈과 공방전을 펼쳤지만 1점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도 은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경기 직후 김승현은 “아쉽고 억울하기도 하지만 처음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어서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첫 경기부터 힘들었지만 코치님께서 전략적으로 상대선수를 분석해 약점을 파악하고 세심한 지도로 공략법을 가르쳐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아직 진학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어디에 가던지 오늘 이 대회에서의 패배를 교훈으로 삼아 학교와 감독, 코치님,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될 것이다”고 굳은 의지를 들어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