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 김덕근 대표가 12월 16일 국기원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제1강의실에서 비공개 이사회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철의 장막’이라는 수식어 가 붙은 국기원 이사회를 향한 공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수법인 국기원(이사장 김주훈, 원장 강원식)은 12월 16일 국기원 제1강의실에서 비공개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번 이사회의 안건은 지난 12월 2일 열린 ‘2011년 제2차 정기이사회’에서 의결하지 못한 △2012년 사업계획.예산(안)에 관한 건으로 국기원은 당시 이사들로 구성된 계수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기원은 계수조정위원회를 거쳐 예산안 중 국내외도장지원사업비 4억 4천여만원 중 1억 7천여만원을 국내 도장활성화를 위한 도장지원활성화 예산으로 사용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2억 7천여만원의 예산은 기존 계획된 국기원 해외등록도장과 관련한 예산으로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이사회 이전인 오전 10시부터는 국기원의 비공개 이사회를 규탄하는 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 김덕근 대표의 1인 시위가 열렸다. 김 대표는 ‘<특> 국기원 이사회 비공개 OUT!'이라고 작성한 1절지를 들고 국기원 입구, 식당, 1강의실 등을 돌며 시위를 펼쳤다.
지난 2010년 5월 전환된 특수법인 국기원 이사회는 여태껏 단 한차례의 공개도 없었다. 이전 엄운규, 이승완 원장 체제에서는 집행부의 입맛(?)에 따라 간혹 공개되기도 했었지만 특수법인으로의 전환 이후 이사회는 포토타임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국기원 이사회의 공개유무 판단은 이사회의 몫이다. 한 때 전문지들의 공개 요청에 이사회의 공개유무가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기도 했지만 부결되면서 국기원 이사회는 철옹성이 되어 버렸다.
지난해 10월 김주훈 이사장은 이사회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며 “이사회가 공개되고 하면 일부 이사들이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고 또 자신의 지역이나 소속에 의해 인기성 발언 등도 할 수 있기에 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강원식 원장이 이사회에서 공개하자는 건의사항을 얘기 했지만 비공개하는 것으로 이사회에서 중지를 모았다. 브리핑과 설명회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니 그렇게 알아달라”고 설명했다.
특수법인으로 전환되고 국기원 이사회는 토론과 논의의 시간이 길어지며 2시간이상씩 회의가 지속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난 12월 2일 이사회 같은 경우에는 예산안과 정관 개정안을 두고 이사들간 의견차이가 심해 4시간 이상 이사회가 진행된 바 있다.
이를 두고 강원식 원장은 “국기원 이사회가 과거와 달리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개진되고 민주적으로 토론을 펼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며 “민주적인 변화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는 견해를 들어냈다.
하지만 태권도인들의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민주주의를 운운한다면 왜 공개하지 못하냐?”는 비난이 거세진 것. 국기원은 이 같은 비판에 “이사회에서 의결된 사항임으로 이사회에서 재 의결을 거쳐 공개유무를 결정하지 않는 한 다른 방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 이사는 “이사회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사회를 공개한다고 해서 인기발언을 한다는 등의 견해는 옳지 못하다. 이사들이 어린아이들도 아니고 오히려 바른 회의 문화를 위해서는 공개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이사는 전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의 과정과 결과에서 많은 부분이 변화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이사회 안에서 충분한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했는데, 이것도 국기원이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가 끝난 후 참석 이사들은 국기원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당시 식당에 있던 한 언론인은 밥을 함께 하자는 국기원측의 제안에 “이사회를 비공개로 했으니 밥도 비공개로 먹으라”고 비난했다.
김주훈 이사장은 태권도인들의 ‘알 권리’를 존중한다는 의견을 반영한다는 듯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국기원내 경영공시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었다. 하지만 취임 1년 6개월에 넘었지만 국기원의 경영공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이를 심의, 의결하는 이사회 또한 공개되지 않는다.
“이사회도 비공개로 했으니 밥도 비공개로 먹으라”는 조롱 섞인 비난을 국기원은 감정을 떠나 이성적으로 판단해 충고로 받아들이길 기대해 본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