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유럽 전지훈련을 앞두고 태릉에서 훈련중인 태권도 국가대표팀 모습
오는 7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태권도 국가대표팀이 한계를 넘나드는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상 첫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대표팀은 이탈리아 대표팀과의 훈련, 프랑스 대표팀과의 훈련을 거쳐, 런던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와 파리오픈국제태권도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점검한 바 있다.
이전인 10월에는 국내에서 열린 전국체전에 출전해 12명의 선수 중 7명의 선수가 입상하면서 상시 국가대표 체제를 구축한 대표팀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표팀을 맡고 있는 김세혁 총감독은 기술과 전략보다는 체력훈련에 중점을 두고 대표팀을 조련하기 시작했다. 2010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의 저조한 성적에 대한 문제점이 선수들의 체력이라는 것.
1경기 2분 3회전으로 치러지는 태권도 경기는 전자호구의 도입으로 시작부터 종료까지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는 입식타격으로 변모했다. 과거처럼 선취점을 따내고 도망다니면서 점수를 지키는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된 것.
많이 공격하는 선수가 더 많은 득점을 뽑아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체력이다. 올림픽의 경우 결승까지 한 선수는 3~4경기를 치르게 된다. 2분씩 3회전을 총 3차례나 뛰어야 결승문턱에 올라서는 것. 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문제를 체력저하로 꼽았다. 신장과 파워, 체력에서 우세한 유럽 선수들에게 한국 선수들이 체력으로 밀어붙이지 못한다면 이길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것.
대표팀은 김 감독 체제에서 체력훈련에 중점을 뒀다. 지난해 8월부터 강원도 태백선수촌에서 함백산 정상까지 오르는 크로스컨트리 및 각종 근력, 지구력, 체력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경기에서 매 회전 끊임없는 공방을 펼칠 수 있도록 몸 다지기에 돌입했으며, 9월부터 태릉으로 옮겨서도 체력향상에 중점을 두고 훈련 스케줄을 마련했다. 태백에서 훈련의 90%를 체력에 뒀다면, 태릉에서는 조금 낮춰 80%를 체력훈련에 집중시키며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했다.
전국체전에서 국내 선수들과의 경기를 통해 대표팀 선수들은 몸은 조금 무겁지만 예전보다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체력면으로 다수의 선수들이 월등히 동 체급 경쟁 선수들보다 앞서는 모습을 보여준 것.
이후 대표팀은 체력 70%, 기술 30%의 비율로 훈련에 들어갔다. 스파링 파트너를 체급별 2명 늘리고 태국팀과 말레이시아팀을 태릉으로 불러들여 비공식 경기로 기량을 점검하고 선수들이 경기력을 잃지 않도록 체력을 우선으로 기술력과 전자호구 적응력 등을 길렀다.
11월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이탈리아, 프랑스, 런던 전훈을 거친 대표팀은 기대보다 성적이 저조한 탓인지 예정에 없던 동계훈련을 소집했다.
경상남도 진주 진양호에서 ‘지옥의 1년 계단’으로 불리는 365개의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선수들의 체력 한계를 끌어올리는 훈련에 돌입한 것이다.
선수들은 유럽 전훈 이후 10여일 만에 다시 소집되어 새해벽두부터 지옥의 동계훈련을 실시했다.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은 이 지옥의 1년 계단을 전속력으로 오르는 체력 훈련의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2분 3회전을 몰아치듯 공격해야 한다는 생각에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이 장소를 동계훈련으로 정한 것은 바로 체력 강화를 위해서다. 지난해 여름 태백 분촌 함양산 크로스컨트리로 선수들의 체력을 일정부분 끌어올린 김 감독이 장소를 옮겨 이 곳에서 체력훈련을 실시한 것.
진주 동계훈련에서도 대표팀의 훈련비중은 7:3으로 체력이 우선이었다. 지난 19일까지 진주에서 동계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이제 매 회전 끊임없는 공방을 자신하고 있다. 처음 이 계단을 오를 때 3분정도 걸리던 선수들이 3주간의 훈련이후 2분 20초대로 떨어졌고, 대다수의 선수들의 하체 근력도 상당수 업그레이드 된 것.
동계훈련 이후에도 대표팀 선수들은 쉴 틈이 없다. 설(구정) 연휴 이후 재차 태릉에 입소해 기술 훈련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체력에 대한 비중은 동계훈련을 끝으로 조금 낮아졌다고는 하나 2월 29일 1차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어 스피드, 유연성, 기술훈련과 더불어 현 상태를 유지시키는 정도의 체력훈련은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지도자들의 평가다.
대표팀은 태릉에서 전문기술훈련을 통해 체력훈련으로 무거워질 수 있는 몸을 스피드, 유연성, 테크닉, 전자호구 적응력 등의 훈련을 통해 다시 만들게 된다.
올림픽 평가전을 위해 이젠 스스로의 몸 관리가 중점이 되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한국의 런던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2개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4체급 모두를 석권하며 효자 종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지만 경쟁 국가들의 견제가 상당하고 선수들의 기량이 평준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 올림픽과 같은 성적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선수들은 태릉에서 막바지 훈련을 거쳐 2월경 소속팀에 복귀하게 된다.
2월 29일 1차 평가전 시작으로 올림픽을 향한 경쟁은 시작된다. 약 3차례의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지만 사실상 1차 평가전에서 희비가 뚜렷하게 나뉠 것이라는 게 대표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소속팀 지도자들의 분석이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