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이틀동안 무려 9명의 선수가 경기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을 빚고 있다.
‘2013년도 국가대표선수선발 최종대회’에서 고의성이 의심되는 기권과 경기포기 행위가 나와 빈축을 사고 있다.
첫날인 19일 경기에서 2위와 3위를 기록한 두 학교의 선수가 모두 기권, 포기라는 이유로 경기를 치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국가대표선발전은 1, 2, 3위까지 오는 7월 멕시코 프에볼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선발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대회다. 대회 명칭이 최종대회이기는 하지만 1~3위까지 우선 체급별로 상위 3명의 선수를 선발해 놓고 2~3차례 평가전을 치러 다승자 순으로 다시 순위를 매겨 1위는 세계선수권대회에 2위는 오는 10월 중국 텐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도록 한 것.
국가대표팀이 지난해부터 올림픽까지 상비군 체제로 운영되어 태릉선수촌을 사용한 만큼 대회 주최측인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김태환)는 올해의 경우도 이 선수촌을 이용해 좋은 환경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겠다는 목적으로 1, 2위자의 경우 태릉에서 훈련을 하도록 하고 3위의 경우 소속팀에서 훈련을 하다가 평가전에 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경기에서의 비(非)도적덕 행위는 더 이상 순위를 가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과 태릉이 아닌 소속팀에서 훈련해 평가전에 임하겠다는 지도자들의 성적 지상주의와 이기주의에서 발생했다.
물론 고의성이 의심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이들의 행위를 방관한 KTA도 공모자라고 할 수 있다.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한 스포츠 경기에서 이러한 고의적 기권과 경기포기 행위가 나와 논란이 됐던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태권도의 경우 이미 전국대회 등에서 팀 성적을 위해 일부 지도자들이 경쟁팀들과 협의(?)해 체급별로 선수들을 미리 ‘가지치기 한다(고의로 져주는 행위)’는 속설은 공공연한 사실로 퍼져있는 말이었고, 국가대표 선발전의 경우 이미 10여년 전부터 같은팀 선배를 위해 후배들이 고의로 기권하는 행위가 크게 공론화되어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 필요함이 강조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2012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최종평가전에서 모 팀 지도자가 소속팀 선수에게 고의로 패배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말이 퍼져나가면서 해당팀이 큰 곤혹을 겪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고의 기권과 경기포기 사례를 살펴보면, 한 선수의 경우 1, 2위를 가리는 경기에서 어차피 2위를 해도 태릉에 들어가기 때문에 더 이상 선수보호 차원에서 ‘수건을 던졌다(기권 행위)’는 입장이고, 경기를 포기한 다른 선수의 경우 2위와 3위를 가리는 경기를 한 차례 더 치를 수 있었지만 매번 순위가 변경되면 3위자는 태릉이 아닌 소속팀으로 복귀해야 하는 상태이기에 ‘3위가 낫다’는 입장이다.
이틀째 경기에서 발생한 경기포기 역시 1, 2위보다는 3위가 낫다는 판단에 나온 고의성 행위로 볼 수 있다. 계속 평가전을 치러야 하는 상태에서 자신의 손이 아닌 다른 지도자의 손으로 태릉에서 소속팀 선수가 훈련해야 한다는 것에 효율성 문제를 두고 일부 지도자들의 불신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현재 스포츠계는 축구, 야구에서 발생한 승부조작과 농구에서 발생한 고의패배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페어플레이 정신이 강조되는 시기다.
태권도의 경우 2월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살아남으면서 9월 열릴 총회의 승인만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이러한 태권도 종주국의 고의 패배 논란이 찬 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KTA는 지난 5일 새로운 회장을 맞이했다. 아직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하지 않아 지금 당장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김태환 신임회장이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향상을 위해 이 위원회를 “회장 직속기구로 설치하겠다”는 의지를 들어낸 만큼 발빠른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