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5일 대한태권도협회에서 발표한 기술전문위원회 명단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김태환)가 3월 4일 집행부 구성을 발표한데 이어 5일 기술전문위원회까지 발표하면서 ‘산 넘어 산’ 형국을 맞이했다.
4일 임원 명단이 발표됐을 때 김 회장은 전무이사에 김무천 운영부장을 내정했으며,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에 박흥신 전 심판위원장을 선임했다.
인사위원회(문대성, 서완석, 손천택, 이봉, 장정희)를 구성하고 임원 공모를 통해 KTA의 미래를 제시하고 참신한 인물을 찾겠다는 취지였지만 인사위의 추천은 불발로 끝났고, 결국 지지층의 뜻에 따라 김무천씨 내정했고, 기심회 의장의 경우 김무천 전무이사 내정자의 추천에 따라 박흥신씨를 의장에 선임했다.
태권도계는 임원 발표 이후 인사위와 임원 공모제의 무용론을 펼치며, 김태환 회장의 인사가 무리수라고 거센 반발을 표했다.
심지어 발표된 임원 중에 한 인사는 “내가 왜 김 회장의 딸랑이 마냥 거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느냐? 거수기 노릇하려는 사람이나 들어가라 그래라”면서 임원 취임 승낙을 거부할 뜻도 밝혔다.
또 다른 인사는 “부회장, 전무이사, 이사 원하는 직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라고 해서 전무이사의 비전을 제시해 응모했는데”라며 “내가 전무하려고 응모했지 다른 것을 하려고 접수했느냐? 도대체 인사위는 왜 만들고 공모는 왜 했는지 모르겠다. 무슨 생각으로 태권도협회장에 나온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힐난했다.
임원 선임에 따른 논란이 가라앉을 새도 없이 KTA는 임원 발표 이틀만에 기심회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엔 김 회장을 지지했던 인사 및 지역들을 중심으로 비난이 이어졌다. 그동안 회장을 선출함에 있어서 당선의 공신들이 전리품으로 나눠 가졌던 기심회 임원 선임을 한 마디 상의 없이 김무천 내정자와 박흥신 의장이 급속하게 처리해 김 회장에게 승인을 받은 것을 문제 삼은 것.
특히 지난 홍준표 회장 체제에서 활동한 임원들 대부분을 실질적으로 활동도 하지 않는 자문위원과, 지도위원으로 선임한 것과 기존 4명의 겨루기 부의장을 8명으로 증원한 것, 주요 분과에 특정인사의 추종세력 및 논란 당사자를 선임한 것 등을 두고 비난이 이어졌다.
6일 오전에 만난 김무천 내정자는 “8일부터 종별선수권대회가 있다 보니 기심회 구성을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박흥신 의장과 함께 구성해 회장에게 결재를 받은 사항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의 구성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급한 기심회 구성이란 논란과 심판분과를 두고 이어진 의혹 제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기세다.
현재 모 지역 고교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심판분과 부위원장 선임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는 것.
이들은 모 고교 체육관 개관식에 “KTA 상임심판들 10여명이 참석해 주변 학교팀과 학부모들에게 특정학교에 대한 편애가 있다는 위화감을 조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상임심판원들 중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전부 해당 학교 출신이 아닌 타 지역 심판원이라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으며, 현재 참석자 중 2명의 심판원은 부위원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학부모측은 6일 오전 본지와의 전화에서 “협회는 사무국장에게 몇 차례 민원 전화를 넣었지만 민원이 받아드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심판 고위직에 있다는 분들이 그렇게 행동을 하면 나머지 학교 선수들은 운동을 그만두라는 말이냐? 해당 학교에서는 이 지역에서 우리 학교가 아니면 이제 전국대회 입상은 꿈도 꾸지 말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또 “전무이사에게 수 차례나 전화를 연결해달라는 연락을 협회에 했지만 협회에서는 자리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전화연결을 피하고 있다. 도대체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디에다 호소를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답답한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KTA 성재준 사무국장은 “몇 차례 민원전화를 받은 것이 맞다. 김무천 전무내정자에게도 이러한 민원이 들어와 있으니 해당 인사에 대한 기심회 구성을 고려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그대로 인선이 진행된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번 기심회 인선은 김무천 전무내정자와 박흥신 의장 2명이 추천해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박흥신 의장의 경우 전임 심판분과 위원장으로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인원들과 함께 2년을 생활한 터이라 특혜인사라는 시비까지 휘말려 있는 상태다.
박흥신 의장은 “이번 기심회 구성은 김무천 전무내정자와 함께 구성했다. 최대한 변화와 새로운 모습이란 것에 초점을 맞춰 구성한 것이다”면서 현재 논란의 심판분과 구성에 대해서는 기존 “아직 그러한 말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양쪽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말을 들어봐야지 한쪽의 말만 듣고 일방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KTA 사무국의 분열과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현재 KTA 사무국의 최상위 결재권자는 회장이다. 다음은 사무국장이다. 하지만 이번 기심회 구성에 있어서 사무국장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심회의 경우 내부결재 사안은 아니지만 인원이 결정되면 내부에서 품의해 사무국장에게 보고라도 했어야 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오는 6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전무내정자에게 철저하게 무시당한 케이스다.
김무천 전무이사 내정자는 현재 운영부장의 신분이다. 아직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당연히 사무국장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현재 KTA 사무국은 혼란스런 분위기다. 운영부장인 전무내정자의 말을 따라야 할지 아니면 현 결재라인에 따라 사무국장의 말을 따라야 할지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눈치다.
임원 선임과 기심회 구성을 두고 논란의 책임은 김태환 회장에게 돌아가고 있다.
KTA의 구조와 국내 태권도계 생리를 전혀 모르는 인사를 했다는 이유에서이다.
김태환 사단의 선봉은 이제 김무천 전무이사 내정자와 박흥신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의 몫이다.
金, 朴 투톱이 김태환 회장을 위해 이번 1차 방어전을 어떻게 치러낼지 그들의 행보에 태권도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