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기원 이사장 선출을 앞둔 하루전인 25일 일부 국기원 이사들과 오찬 회동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박종길 제2차관이 25일 국기원 이사들과 오찬을 함께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국기원 이사들과의 상견례가 이유지만 국기원이 26일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장을 선출하기로 한 상태에서 하루전날인 25일 만남을 가지는 이유에 태권도계는 “차기 이사장을 이 자리에서 낙점하지 않겠느냐?”는 의혹에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날 참석 대상은 연임 도전을 포기한 강원식 원장을 비롯해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10명의 이사(정만순, 이규형, 이규석, 김명수, 김성태, 한국선, 임신자, 김춘근, 최재성, 오지철)와 오는 12월까지 임기가 남은 박윤국, 노순명 이사 등으로 재신임이 무산된 김주훈 이사장, 오현득 행정부원장, 임춘길 연수원장, 이승국 이사 등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체부에서는 박 차관과 노태강 체육국장, 이정우 국제체육과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권도계는 26일 이사장 선출을 앞두고 있는 국기원 이사들을 갑작스레 불러내 오찬을 한다는 배경에 ‘오더(order)’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다.
23일 이사회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안상수 전 의원과 안홍준 의원의 이사 선임이 무산된데 이어 현 김주훈 이사장 또한 재신임이 부결되면서 국기원 이사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정계 및 문체부 관계자들과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한 태권도계 인사는 “문체부에서 이날(23일) 이사장을 누구든지 간에 선출할 줄 알았는데 유력 정치인들의 이사 선임이 무산되고 또 국기원 정관에 명시된 임기 만료 1개월 전(4월 25일)까지 차기 이사장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자 이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만든 자리일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이사장 선출을 두고 몇몇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될 것이다. 문체부에서 특정인을 지칭해 이사장으로 선출하라는 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오찬 회동 소식을 접한 국기원 이사들 역시 문체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 이사는 “보통 차관이 주관하는 오찬의 경우 최소 1주일 전 미리 연락을 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엔 갑작스럽게 소식을 접했다”면서 “이사장 선출이 이루어진 시점이라면 굳이 그들의 개입을 의심할 여지가 없겠지만 이사장 선출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런 만남이라 나를 포함한 일부 이사들 역시 조심스런 입장”이라는 반응이다.
또 다른 이사는 “만약 이날 특정인을 이사장으로 선출하라는 직.간접적인 얘기가 나온다면 태권도진흥재단에서 정부의 입맛대로 이사장을 선출하는 것이랑 다를 것이 없이 우리도 지속적으로 문체부의 인사개입 단체로 남을 수 있다”며 “내일이 되어야 확실하게 알겠지만 그들이 내일 만남을 잡은 것 자체가 의심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기원측은 “25일 오찬 약속이 잡힌 것은 맞다. 강 원장과 재신임이 확정된 이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간과 장소는 얘기해 줄 수 없다”고 내일 이들의 만남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들어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