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문화체육관광부 박종길 차관과 국기원 담당부서인 국제체육과장은 국기원 이사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국기원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수목적법인 국기원(이사장 김주훈, 원장 강원식)을 향한 태권도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단법인 시절보다 더 계파갈등, 자리 지키기 등이 더 심화됐다는 이유에서이다.
국기원은 지난 2010년 5월 특수법인으로 전환되어 새로운 모습으로의 출발을 알렸다. 재단법인 시절 이사들간 국기원장직을 두고 계파간 갈등을 벌였다는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권도진흥법의 일부 개정안을 통해 재단법인 국기원을 특수법인으로 전환하는데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운영을 통해 국기원의 위상을 재정립하자는 것인 당시 국기원 사태에 개입한 문체부와 새롭게 설립된 특수법인 국기원 이사들의 의지였지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의 국기원은 재단법인 시절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는, 오히려 더 계파갈등, 자리지키기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여줬다.
국기원은 지난 4월 17일, 23일, 26일 총 3회에 걸쳐 이사장 선출의 건으로 안건으로 상정해 차기 집행부 구성에 앞서 이사장 선출을 하려했다. 하지만 17일의 경우 안건 상정에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이 건을 다루지 않았으며, 23일에는 안홍준 국회의원, 안상수 전 국회의원을 이사장으로 선출하기 위해 이들의 이사 선임을 다뤘지만 두 정치인 모두 이사 선임에서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해 이사회가 파행분위기로 끝났다.
26일에는 문체부에서 사전에 특정인을 이사장으로 선출하라는 ‘오더(order)'가 일부 이사들에게 내려간 가운데 차기 이사장을 선출하려 하였지만, 외부인사 선임 문제가 부결되면서 문체부의 개입은 불발로 끝났고, 내부인사 중 문대성 국회의원, 김성태 ㈜코르웰 대표가 자천(自薦)으로 출마했지만 각각 찬성 5표, 1표를 받으며,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해 국기원의 차기 이사장 선출이 또 미뤄지게 됐다.
태권도계는 국기원이 3차례의 이사회 끝에도 차기 이사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진통을 겪자 “재단법인 시절과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반응이다.
한 태권도 원로는 얼마 전 태권도 중진 인사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지금처럼 국기원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상태라면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나 엄운규 전 원장, 이종우 전 부원장 등 태권도의 원로인 분들이 이사장을 맡아야 위상을 재정립 할 수 있다”면서 “재단법인 시절 문체부에서 국기원 이사들간 갈등과 반목을 한다는 이유로 개입하면서 특수법인으로 전환시켰는데 지금의 파행 사태에서는 왜 개입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재단법인 시절보다 더 못한 것이 지금의 국기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원식 원장이 연임을 포기한 것을 봐라 남자답고 멋있는 것 아니냐? 그동안 국기원이 갈등과 반목을 거듭한 것에 원장으로서 책임을 진다는 뜻 아니냐? 이사회에서 재신임을 받지 못하고 떨어진 다른 상근임원들을 봐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태권도 원로 역시 국기원의 현 사태를 개탄하며, “강원식 원장 혼자만 국기원 문제를 책임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작금의 사태들은 국기원 전 이사들의 책임이다. 이사장을 비롯한 전 이사들이 지난 3년간의 과오를 반성하는 의미로 총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기원 이사들 중 지난 3년간 이사회에서 동의, 제청도 발언하지 않고 그냥 앉아있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눈만 깜빡깜빡 하고 있는 사람들만 살아남았다”라며 “국기원과 태권도 발전에 열정과 의지도 없이 밥그릇 싸움만 일쌈는 지금의 이사들이 있는 한 국기원의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에서 국기원 이사장 선출에 개입한 정황이 들어난 것 또한 도마에 올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 태권도 중진은 “국기원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해놓고 이제와서 국기원 인사문제에 개입하려는 것은 정부가 권력을 남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기원은 태권도인들에게 가장 상징적인 곳이다. 태권도인들 스스로가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02)424-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