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장(猛將)에서 덕장(德將)으로 이미지를 쇄신하고 있는 대한태권도협회 김세혁 전무이사
대한민국 태권도의 맹장(猛將)하면 단연 흰머리를 휘날리며 2004 아테네올림픽, 2008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경기장에서 열정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 김세혁 대한태권도협회 전무이사(59, 전 삼성에스원 감독)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김 전무는 삼성에스원 감독시절 2000년 시드니올림픽 김경훈, 이선희, 2004년 아테네올림픽 문대성, 장지원, 2008년 베이징올림픽 손태진까지 14년간 총 5명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태권도 최고의 스타 지도자다.
약 35년간 지도자의 길을 걷던 그는 지난 4월 대한태권도협회(KTA) 김태환 회장의 두 번째 전무이사로 제도권에 입성했다.
김 전무의 제도권 입성에 태권도계는 “승리와 패배 두가지 밖에 모르고 살아온 야전사령관 스타일이라 시.도협회 등과 마찰이 많을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지만 김 전무는 180도 바뀐 모습을 보여주며 맹장에서 덕장으로의 변화를 추구했다.
김 전무는 감독 시절부터 KTA에 선수들의 경기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2011년 국가대표팀 전임지도자로 발탁됐을 때에는 태릉선수촌내 코칭스태프 정원을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늘리며, 타 종목과 대등한 대우를 받으려 노력해왔다.
지난 4월 전무이사로 선임됐을 때에는 직접 회장에게 “태릉선수촌도 방문하시고 선수들 격려도 자주 해주셔야 한다”며 경기단체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지난 광주 5.18 대회에서 만나 김 전무는 “이번 집행부에서는 상임부회장 직제도 없고 그쪽(업무추진비)으로 들어가는 예산을 선수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며 “이젠 세계대회 등 선수단을 구성할 때 단장은 2,000만원 이상, 또 부단장 직제를 만들어 부단장은 1,000만원 이상 선수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인사를 위촉하려고 생각 중이다”고 경기력향상을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4월 총회에서 김태환 회장이 3자리의 이사 선임권을 위임받으려 하자 대의원 20명 중 14명이 반대하면서 회장을 보좌하는 김 전무의 정치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지만 김 전무는 이후 대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잘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요”라면서 당시 불고 있는 대의원들의 집행부 전체 불신임 바람에서 벗어나려 낮은 자세를 취했다.
김 전무의 낮은 자세 행보는 계속됐다. 각종 대회장에 참석해 시.도협회 실무자들과 접촉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감독시절에 비해 거친 말투도 점차 순화되어 갔다.
지난 5월 대구에서 열린 소년체육대회에서도 김 전무의 낮은 자세는 그가 협회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 전무는 내빈석과 경기장을 이동하며 경기를 지켜봤고, 모호한 판정으로 인해 시.도협회 등의 거친 항의가 있을 때에는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기술전문위원회 의장 및 부의장과 회의를 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 전무는 KTA 전무이사로서 최우선 과제로 경기력향상을 꼽았다. 경기력향상은 경기단체로서 본연의 목적이고 그동안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자리가 바로 KTA 전무 자리기 때문이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