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지정식당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전국 체육인의 축제인 ‘제94회 전국체육대회’가 10월 18일 인천광역시 일원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대한체육회(회장 김정행)가 주최, 인천광역시(시장 송영길), 인천시교육청(교육감 나근형), 인천시체육회(회장 송영길)가 주최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유진룡)가 후원한 대회로 문학경기장 등 65개 경기장에서 44개 정식종목과 2개 시범종목으로 진행된다.
태권도 경기는 강화군 강화읍 국화리에 위치한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의 19일부터 23일 5일간의 일정으로 치러진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았던 첫날, 문제는 선수들의 경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발생됐다.
바로 임원 및 선수 식당으로 지정된 임시식당의 식단에서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태권도 경기가 진행되는 고인돌체육관의 경우 내년 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를 위해 지어진 곳으로 지난 10월 9일 개관했다. 경기장과 주차장 이외의 시설은 아직 마감작업이 한창이고, 또 주변 부대시설마저 준비되지 않아 각 시.도 선수단 및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을 이용해 10분 이상 이동해야 식당을 찾을 수 있다.
이동이 불편하거나 혹은 시간문제로 인해 인근 식당으로의 이동이 원활치 못한 사람들의 경우 이들이 점심식사를 해결할 곳은 경기장 입구에 마련된 임시식당뿐이다. 선수들의 경우 남은 경기로 인해 먼 거리 이동이 어렵고 또 20~30명씩 단체로 움직이다 보니 별도의 식당을 잡아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시간과 장소 등의 편의를 위해 찾은 임시식당을 찾은 선수 및 방문객들은 준비된 식단을 보고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밥, 국, 콩나물, 단무지, 김치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곳의 이용가격은 6,000원이다. 인근 식당에서 6,0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묵밥, 청국장, 칼국수, 순댓국 등에 비하면 형편없는 식단이 버젓이 선수들과 임원들이 먹는 지정식당의 식단으로 배급된 것이다.
점심시간인 정오경 이곳을 찾은 시.도협회 선수들 및 임원들은 혀를 내두르며 불만을 토로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것이 지정식당을 찾은 이용객들의 말이었다.
한 시.도협회 임원은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의 식단이다. 전국대회에 와서 여태껏 이런 적이 없었다”면서 “운동량이 많은 선수들이 먹는 것인데 간이 맞지 않는 것은 둘째 치고 소고기국에는 콩나물 몇 가닥과 손톱만한 고기 몇 조작이 전부고, 반찬도 단무지를 가져다 놓아 도저히 선수들보고 먹으라고 권할 수가 없었다. 기자들이 한번 가서 봐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도협회 임원은 “최근 수년간의 전국체전에서 이러한 식단은 처음인 것 같다. 우리도 우리지만 전국체전은 선수들이 중요한 것 아니냐? 운동선수들이 먹는 식단인데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며 “주변 식당도 마땅치 않아 우리는 도시락으로 선수들이 점심을 해결했다. 도시락을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지만 그래도 지정식당을 이용하기에는 식단이 부실하니 어쩔 수 없다.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텐데...”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식단이 이렇다보니 주변 2km내 위치한 식당은 어딜가나 붐빌 수밖에 없었다. 유명식당이 아니었지만 줄줄이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주문 이후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20~30분이 훌쩍 넘어섰다.
이 지정식당을 이용한 선수들 및 임원들은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해 해당 식당의 식단을 SNS등에 게시하고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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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식당의 식단이다. (밥, 국, 김치, 콩나물, 단무지) |
임시식당의 지정을 확인해본 결과 이 식당은 인천광역시태권도협회에서 경기장의 편의를 위해 임의로 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협회 모 임원이 임시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를 소개해 이를 지정식당으로 배정한 것.
이 업주를 소개한 모 임원은 부실식단 논란에 대해 “내가 낯이 부끄러워 할 말이 없다. 전국대회를 10여년만에 처음 개최하다보니 나나 협회 실무자나 모르는 것이 많았다”면서 “경기장 입구에 식당을 운영하려면 관할기관에 공문을 접수하고 허가를 받았어야 하는데 전국대회 개최 경험이 없다보니 그런 것도 모르고 일을 진행한 부분이 없지 않다. 늦었지만 공문을 넣고 허가를 받아 운영할 수 있도록 얘기를 해줬다. 내가 직접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참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 인근에 식당이 없어 불편할 것 같아 마침 주변 사람 중 이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 오히려 신경 쓸 것이라고 생각해 이를 추천한 것인데 내가 가보고도 너무 놀라 내일부터 식단을 신경 써 준비하라고 주문했다”면서 “당장 내일 영업 할 때는 밖에 사과문을 붙이고, 수익이 얼마 남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식단을 준비하라고 했다. 내일은 내가 직접 식당에 가서 준비가 잘 되었는지 확인 할 것이다. 지켜봐 달라”고 해명했다.
전국체전뿐만 아니라 몇몇 전국대회를 지켜보다보면 간혹 일부 업주들의 이속으로 인해 부실식단이 공급되는 경우가 있다.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경기장 입구 등에 주최 또는 주관측에서 식당을 배정하는데 가격에 비해 식단이 저렴하거나, 맛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식단이 그대로 공급되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전국체전 등의 전국대회는 1년을 준비해 한번 오는 기회다. 또 어떠한 선수들에게는 평생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주최, 주관측이 보다 체계적이고 의무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갖춰 경기뿐만 아니라 주위 편의시설까지 세심하게 살펴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