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중국 대륙에 태권도를 보급하고 있는 이동섭 사범이 태권도 시범에 매료된 제자들의 감사인사에 활짝 웃고 있다. |
마카오 하면 미국의 라스베이거스(Las Vegas)처럼 가장 먼저 카지노를 떠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태권도계에서 마카오 하면 단연 “이동섭(국기원 공인 8단, 58)”이라고 외친다.
이 사범은 1981년 한국에서 친인척도 없는 마카오로 태권도복 하나만을 들고 홀연히 건너가 현지 경찰들의 태권도를 지도했다. 이들과의 인연을 계기로 이 사범은 마카오 경찰청에 태권도 교관으로 채용됐으며, 현재 마카오 경찰청 무도 총 교관을 맡고 있다.
마카오 경찰 중 이동섭 사범을 지칭하는 마스터 리(Master Lee)를 모르면 경찰이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사범은 마카오 현지 경찰의 태권도 스승으로 또 경찰들의 대부라고도 불린다.
마카오 현지에서 이 사범은 위급한 상황이나 어려움이 처한 한국인들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인물이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달라는 사람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 비행기 티켓을 끊어 달라는 사람, 누명을 썼다고 해결해 달라는 사람까지 마카오를 찾거나 현재 마카오에 거주중인 한국인들은 작은 일에서 큰일까지 어려운 일이 닥치면 이 사범을 찾는다.
이 사범은 그러한 한국인들의 도움 요청에 자신 가족의 일처럼 나서서 해결을 해준다.
지난 1990년대 초부터는 체류 중인 한국인들의 요청으로 마카오 한인회장을 맡아 현재까지 약 20여년 이상 한인회장으로서 마카오 한인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범이 태권도 대부로 통하는 것은 마카오뿐만 아니다. 마카오 인접지역인 홍콩과 중국 광동성 주해시, 동광시 등에서도 이 사범은 ‘태권도 따쉬(大師)’로 통한다.
마카오에서는 경찰들에게만 태권도를 가르치지만 인접지역인 홍콩과 중국 등지에서는 유소년 및 학생들을 상대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범은 마카오 한인회장을 맡으며 마카오를 떠나 중국 대륙에 태권도를 보급하기 위해 국기원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 태권도 시범단 등을 초청해 이들 지역에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태권도 시범에서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잠깐이나마 종주국의 태권도를 교육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 사범은 중국 주해시에만 13개 학교에서 10,000여명의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상태다. 한국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소학교뿐만 아니라 중국 유명대학에서도 이 사범에게 태권도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고 있고 4개 대학은 현재 이 사범에게 태권도를 지도 받고 있다.
이 사범이 올해까지 한국의 내노라하는 태권도 시범단을 초청해 중국 대륙에서 태권도 시범을 펼친 것만 해도 여태껏 30여차례 가까이 된다.
지난 11월 12일에는 올해 초 창단한 서울특별시생활체육회 태권도 시범단(감독 박창식)을 초청해 홍콩 국제학교, 중국 주해종합학교, 북린학교, 베이징노말대학 주해캠퍼스 등지에서 시범공연을 펼쳐 약 5,000여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에게 태권도란 무엇인지 여과 없이 보여줬다.
이 사범이 마카오에서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또 한국의 대표브랜드인 태권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태권도인 최초로 이 사범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 사범은 매년 한국에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태권도 대회 및 태권도 성지인 국기원을 빼먹지 않고 들리고 있다. “태권도의 뿌리는 국기원이고 국기원이 바로서야 태권도가 바로 선다”는 것이 그의 태권도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그를 아는 주위사람들은 이 사범의 확고한 가치관으로 인해 “고지식하다”, “딱딱하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그의 사고가 북한과 교류가 활발했던 마카오에 한국인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물꼬를 틔었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태권도가 마카오, 홍콩, 중국 남방지역 등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사범은 “난 예의 없는 것들이 가장 질색이다”고 누누이 말한다. 태권도 5대 정신인 예의(禮義), 염치(廉恥), 인내(忍耐), 극기(克己), 백절불굴(百折不屈) 중 예의를 으뜸으로 치는 것이다.
이 사범의 제자들은 이러한 영향을 받아 예의에 있어서는 “우와”라는 감탄사가 나올정도로 깍듯하다. 한국의 경우 현재 어른, 선배 등에 대한 예의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사회문제로도 대두되고 있지만 마카오, 홍콩, 중국 등 이 사범의 제자들은 다른 중국인들과 달리 한국인들보다 더 예의를 차리고 스승과 선배, 어른에 대해 깍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구수 세계 1위, 13억 5천여명의 중국인들을 향해 대한민국의 태권도 위상을 높이고 있는 이동섭 사범이 태권도를 통해 대륙에서도 자긍심 높은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중국 주해, 홍콩, 마카오=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