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에서 열린 2013년도 국기원 제9차 임시이사회
특수목적법인 국기원(이사장 홍문종, 원장 이규형) 노순명 행정부원장이 연임을 포기했다.
국기원은 12일 오후 1시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중식당에서 ‘2013년도 제2기 9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이사 선임의 건 ▲감사 선출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처리했다.
이날 이사회는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 선임의 건을 두고 이사장에게 위임하자는 측과 의결권은 위임할 수 없다는 측이 극명하게 대립하면서 산회된 8차 이사회의 연장으로 재적이사 19명 중 15명(정만순, 이규석, 김명수, 김세혁 불참)이 참석해 성원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이사들은 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 이사장에게 위임하자는 측과 정관에 명시된 대로 재적이사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측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갑론을박식의 논쟁이 이어졌다.
국기원은 사전에 준비된 회의자료 및 참고자료를 통해 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한 위임에 대해 법률자문을 받았고, 이를 이사들에게 돌려 의결권은 위임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김철오, 한국선 이사 등은 지난 10월 선임된 신임이사 7명의 경우를 들며 지난 이사회에서도 이들의 선임을 이사장에게 위임해 처리한 만큼 이번 건 역시 정관을 따르지 말고 이사장에게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관 준수를 주장하는 측과 극명한 대립을 보여줬다.
김춘근 이사는 “지난번 선임된 7명의 신임이사의 경우 이사장에게 위임을 했다가 기존 이사 중 7명 이사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반대하면서 이사 선임에 논란이 생긴 것”이라며 “의결권 등의 위임은 만장일치로 위임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전형위원회에 이사 추천권을 위임하고 재추천된 이사들을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찬성해 처리한 것 아니냐? 회의록을 보아라. 회의록에 그렇게 기재되어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번에도 이러한 정관을 따르지 않고 위임을 하게 된다면 향후 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그러한 사례를 만들지 말기 위해 정관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자문에도 정관에 명시된 대로 따라야 한다고 하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임윤택 이사는 “만약 이사장에게 이사 선임의 건을 위임하려고 한다면 여기서 만장일치로 의결을 해줘야 한다”면서 “한명이라도 반대를 할 경우 위임을 할 수 없다. 정관을 따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국기원이 법적문제가 발생해 또 다른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위임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들어냈다.
김현성 이사 역시 임 이사의 말에 동의하며 “원칙대로 가자는 것이 무엇이 잘못된 일인가? 여기서 이사들이 표결로 노순명 이사의 연임을 결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들의 대립은 의견 충돌로만 끝나지 않았다. 김철오 이사가 “이렇게 이사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집행부에서 무엇을 한 것이냐? 이사들을 만나 이사장의 뜻을 전달하고 설득하려고 해보았느냐? 이사장의 뜻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면 사표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쏘아부쳤고, 이에 오현득 연수원장은 “공식석상에서 사표를 내야 하냐는 등의 신상발언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 생각은 개인이 가지고 있어야지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고 대응하면서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되기 시작한 것.
김현성 이사 역시 김철오 이사에게 “개인 생각을 마치 이사 전체의 뜻인 양 그런 식으로 말을 하지 마라. 왜 그렇게 해서 자꾸 분란을 만드느냐? 말을 삼가라”라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이사들이 대립하면서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국선 이사 역시 목소리를 높이며 “자꾸 이런 식으로 하려고 하면 안된다. 이렇게 하면 국기원의 발전이 없다. 지난번 이사들도 이사장에게 위임해서 선임된 사람들 아니냐? 왜 자꾸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말했고, 이에 김춘근, 김현성, 임윤택 이사 등이 “지난번 이사 선임은 여러분들이 반대해 선임이 늦어지고 결국 다시 이사회를 거쳐 만장일치로 추천권을 위임하고 승인한 것 아니냐? 그렇게 말하지 마라”고 대응하자 한 이사는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내리치며 “그런 식으로 하지마라”고 격분했다.
양측의 대립은 한국선 이사가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내리치자 더욱 격양되기 시작했다. 일부 이사들이 “지금 이사회에서 이게 무슨 행동이냐? 왜 테이블을 내리쳐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드냐?”고 몰아붙이자 한국선 이사는 “내가 이사인데 말도 못하냐? 정말 뭐하는 것이냐?”고 화를 내며서 이사회 도중 밖으로 나가버렸다.
분위기가 급랭되자 홍문종 이사장은 격양된 양측의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정회를 선언했고, “10분정도 시간을 가진 뒤 이후 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 또 투표를 하자는 의견이 나오면 그렇게 하자”고 중재했다.
정회 시간 동안 홍 이사장은 임윤택 이사를 별도로 불러 독대를 했으며, 임 이사와의 독대 후에는 이규형 원장, 오현득 연수원장을 따로 만나 이사회 진행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2시경 재개된 이사회에서 홍 이사장은 “이사 선임과 관련해 투표를 하기 전에 노순명 부원장의 의사를 물어보고 신상발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고 요청했고, 노 부원장은 김철오, 한국선 이사 등과 별도의 공간에서 논의를 한 뒤 이사회장으로 들어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노 부원장은 “나로 인해 이사들간 대립이 되는 것이 좋지 않겠다고 생각해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사장과 함께 국기원을 잘 발전시켜 달라”고 짤막하게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노 부원장이 연임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사 선임의 건은 자동적으로 폐기 됐으며, 다음 안건인 감사 선출의 건이 논의됐다.
국기원 정관에 따르면 감사는 이사장이 추천하고, 이사회에서 선출하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감사 선출과 관련해서도 이사장에게 위임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 이사장이 “위임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어 감사 선출의 건 역시 원칙을 따르기로 했다.
홍 이사장은 감사 선출과 관련해 “아직 감사와 관련해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서 “오는 26일이나 27일 즈음 이사회를 열고 감사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사회는 이사 선임 방법을 두고 지난 4일에 이어 격한 감정을 이어가며 이사들간 날선 대립을 보였지만 노순명 이사가 자신의 재신임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갑작스레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더 이상의 대립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노순명 행정부원장이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노 부원장은 오는 2월 16일까지 이사와 행정부원장의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