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전국체육대회 태권도 경기에서는 판정시비와 이에 따른 소요사태가 발생했다.
매해 전국체전마다 발생하는 문제점 중 하나인 판정시비와 시.도협회 임원들의 경기장 난입과 항의에 이어 올해는 경기 임원이 출전대기 중인 모 지역 고교선수에게 소속 지역협회를 비하하며 출전포기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태권도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광주 임원들이 주심의 판정에 대해 경기장에 난입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상황 1]
전국체전 첫 날인 10월 29일 광주와 부산의 남자일반부 결승 경기에서 판정시비가 발생했다.
2회전 경고 감점으로 1대 1인 상황. 주심이 광주 선수에게 경고를 선언했다. 이에 광주 임원들은 “말도 안된다”며 “경고를 주면 양 선수 모두 똑같이 줘야지 왜 같은 행위에 대해 한쪽만 경고를 주는 것이냐? 그러니까 우리가 항의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광주 임원들의 자신들의 항의에 대한태권도협회(KTA) 기술전문위원회가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문제가 있으면 영상판독을 통해 바로잡으면 되는 것인데 왜 그렇게 하지를 않느냐?”고 코트에 들어와 거세게 항의하며 약 10분여 경기를 중단시켰다.
심판부나 영상판독위원, 부의장단 등이 원할한 경기운영을 위해 영상판독을 통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 광주측의 주장이었다.
[상황 2]
전국체전 셋째 날인 10월 31일 전남과 경기도의 여고부 경기에서는 주심의 오심과 갈팡질팡한 후속대처로 양측 임원들이 모두 경기장에 내려오는 집단 소요상태가 발생했다.
3회전 19대 16으로 전남 선수가 앞선 상황, 당시 전남 선수는 8개의 경고로 감점패에 경고 2개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경기종료직전 전남 선수는 경기도 선수의 공격 동작에 이를 피하기 위해 뒤로 두 발 움직였고 경기종료 부저가 울리자 뒤로 빠져 한계선 밖으로 나갔다. 주심은 이 상황에서 전남에 감점을 선언했다. 고의적인 회피행동이라는 판단에서다. 감점을 받은 전남 선수는 결국 경고누적에 따른 감점패를 당했고, 전남은 “경기 종료 이후 한계선 밖으로 나간 행위가 왜 감점이냐?”며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전남의 항의에 KTA는 판정을 번복하려 했다. 심판의 오심을 인정한 것. 하지만 판전을 번복하려하자 이젠 경기도 임원들이 집단으로 경기장에 내려와 항의하기 시작했다. 시간의 유효성에 따른 심판의 오심이 판정번복 조건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KTA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전남과 경기도 임원들이 집단으로 경기장에 내려오면서 약 15분 정도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한태권도협회 심판부가 전남 임원과 판정시비가 제기된 주심과 함께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상황 3]
전국체전 사흘째인 11월 1일 전남측 임원들이 심판부를 향해 “이러면 안된다. 다른 것이 승부조작이 아니다. 이런 것이 승부조작”이라며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경기에서 해당 주심이 “똑 같은 행위에 대해 전남측 선수에게만 경고를 주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경기 주심은 양 선수의 행위 중 전남 선수의 행위에 대해 ‘낭심을 공격하기 위한 행위’로 간주해 전남 선수에게만 경고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은 “말도 안된다”며 “제발 양심적으로 판정을 내려라”고 거세게 항의했고, “이 문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반드시 책임을 묻고 넘어갈 것”이라는 전남측에 대해 KTA는 경기 종료 후 해당 경기의 영상을 가져와 분석하기 시작했다.
전남측 임원들을 불러 해당 경기 영상을 공유하는 한편 주심을 불러 해당 상황에 대한 판단이 어떠했는지 재확인도 했다.
전남측은 “해당 주심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해 문제를 확대하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KTA는 “오심은 아니었다”고 상이한 해석을 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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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임원들이 심판들의 모호한 행동에 대해 경기장을 점거한 채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
[상황 5]
전국체전 마지막 날인 11월 2일, 서울 소속 고교선수는 선수대기실에서 KTA 경기부 임원에게 “니네 협회 다 끝났는데 뭐하러 시합을 띠느냐?”는 발언을 들었다. 또 다른 서울 선수 역시 상대 선수와 출전대기 중 같은 임원으로부터 “뭐하러 나가? 질 것 뻔한데”라는 말을 들었다.
해당 선수들은 이 경기부 임원의 발언을 소속 코치에게 전달했고, 서울측은 KTA에 사실확인을 요청하며 민원을 제기했다. KTA는 해당 임원을 불러 서울측의 주장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해당 임원은 “그런 말 한 적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당시 서울은 선수들의 사실 확인을 통해 이 문제를 공식화하려 했다. 특정 협회에 대한 비하발언을 떠나 선수들에게 경기포기를 종용한 명백한 ‘승부조작’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문제를 크게 확대시키지 않았다. 선수보호차원에서 KTA의 자체 수습에 따르기로 한 것.
선수들의 경우 대회에서 문제의 중심에서 임원과 마주쳐야 했기에 3자 대면 등을 통해 해당 임원에게 신상이 노출될 경우 경기장에서 보복성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상기 5가지 상황만 보더라도 태권도 경기장의 문제점은 심각하다.
KTA는 전국체전에 앞서 대표자회의를 통해 판정과 경기질서 등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의미의 규정준수를 강조했지만 [상황2]에 해당하는 주심에게만 자격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부여했을 뿐 나머지 상항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