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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부터 올해 9회 대회까지 멕시코의 새바람을 이끌고 있는 이강영 국가대표팀 감독 |
멕시코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팀(감독 이강영)이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멕시코 중부 아구아스칼리엔테스에서 열린 ‘2014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7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하며 자국 역사상 최다 메달 획득이라는 기록을 작성했다.
멕시코는 한국 다음으로 태권도 열기가 높은 국가 중 하나다.
멕시코의 태권도 열기는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58kg급에 출전한 기예르모 페레스와 여자 +67kg급에서 마리아 델 로사리오 에스피노자가 금메달을 획득하며 순풍을 탔다.
올림픽 금메달 여파는 멕시코를 태권도 열풍에 빠지게 만들었고, 멕시코는 지난 5년간 티후아나 2010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및 2010 유스올림픽 태권도 경기 세계선발전, 푸에불라 2012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올해 아구아스칼리엔테스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등을 개최하면서 태권도 주요국으로 급부상했다. 오는 12월에는 WTF의 가장 권위 높은 대회인 2014 그랑프리 파이널과 월드컵팀대항전을 케레타로에서 개최하기로 해 WTF 주요대회를 모두 개최한 국가가 됐다.
멕시코는 올림픽 금메달로 인해 태권도 열기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겨루기 종목에 한해서일뿐 2000년 초반 품새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현재 멕시코에서 품새는 겨루기와 더불어 태권도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종목으로 자리잡았으며, 자국내 전국체육대회에 정식종목으로 포함되어 34개주에서 대표 선수를 보유할 정도로 확대 보급됐다.
멕시코에 태권도 품새가 활성화 된 중심에는 종주국 사나이 이강영 국가대표팀 감독이 서있다.
이 감독은 지난 1998년 홀연 단신으로 한국을 떠나 멕시코 몬테레이주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했다. 당시 지역내에서 많은 수련생을 보유하며 태권도 보급에 앞장서 왔던 그는 WTF의 첫 품새대회인 제1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 멕시코 대표팀 코치로 위촉되어 선수들을 지도 했고, 첫 출전한 세계대회에서 선수들을 메달권에 진입시키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이로 인해 2008년부터는 전격 감독으로 승격되어 현재까지 7년째 멕시코 품새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이 감독이 처음 가르친 멕시코 품새 대표팀은 사실상 無에 가까웠다. 태권도의 기본기가 전혀 몸에 베어 있지 않았고, 품새 동작을 이해하고 시연한다기 보다는 동작을 보고 흉내내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지도방법이 문제였다. 이전까지 멕시코 선수들은 지도자가 한번 동작을 하면 그걸 보고 따라하는 것이 훈련의 전부였다. 이 감독은 이래선 선수들이 해외경쟁력에 없다고 판단 이전까지 행했던 다른 코치의 지도방식을 본인 스타일로 교체했다. 바로 함께 하는 훈련이었다.

멕시코 품새 국가대표 선수단은 올해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7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하며 역대 최다 메달 획득이라는 기록을 작성했다.
이 감독은 자신이 과거 도장에서 태권도 수련을 할 때처럼 선수들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훈련에 돌입했다. 자신의 동작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아닌 품새의 각 동작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함께 동작을 해보고 틀린 부분을 잡아가는 방식이었다.
기초체력 훈련 또한 강도 높게 진행됐다. 여름과 겨울을 막론하고 물속에 들어가 수백번씩 발차기를 하고, 한 동작을 완벽하게 익히기 위해 몇날몇일을 똑같은 동작만 반복했다.
이 감독의 멕시코 팀을 보고 “無에서 有를 창조했다”고 평가하는 것 또한 이러한 혹독한 훈련을 함께 한 그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멕시코 품새 선수들은 선수라기보다 일반인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전혀 태권도에 문외한이라고 설명해도 될 만큼의 사람들이 현재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선수들로 발전한 것.
이번 대회 여자 60세 이하부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멕시코의 페트리샤 마르티네스(Patricia Martinez)는 이 감독이 처음 지도할 때 평범한 가정주부에 불과했다.
남자 60세 이하부 은메달리스트인 오스카 멘디올라 크루즈(Oscar MENDIOLA CRUZ)는 1979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을 지낸 겨루기 스타지만 품새에 대한 기초는 부족했다.
이 두 선수뿐만 아니라 현재 국가대표팀 대부분의 선수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오다 늦게 태권도 품새 선수로 전향한 경우가 많다.
이 감독은 이러한 선수들의 지도를 위해 모든 훈련부문에 걸쳐 자신이 한국에서 태권도 선수생활을 하면서 배운 한국형 훈련법을 적용했다. 다소 강도 높은 훈련이지만 기초가 부족한 멕시코 선수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었다.
기본기 강화를 위해 이 감독은 매년 한국에서의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현지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것 말고도 직접 종주국 선수들과 부딪혀보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몸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멕시코는 이러한 이 감독의 노력으로 점진적으로 실력이 향상되어 왔다. 기존 우수 선수를 영입해 성적에만 치우쳐 지도하는 방식이 아닌 뿌리부터 탄탄히 기초를 다져왔기에 1회 대회부터 올해 9회 대회까지 급격한 향상이 아닌 꾸준한 상향곡선을 유지하며 성장해온 것.
이 감독이 자신의 훈련방식을 적용해 팀을 끌고 간 배경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멕시코태권도협회 후안 마누엘 로페스 델가도 회장의 신뢰와 이로 인한 지원 덕분이다.
후안 마누엘 회장은 정부와의 유대관계를 통해 품새 대표팀이 경쟁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지원을 받도록 힘썼다. 멕시코팀은 정부의 지원으로 매해 4회 이상의 국제대회 파견과 종주국인 한국 전지훈련 등을 해오고 있으며, 올림픽에 국가대표 선수단이 사용하는 올림픽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해오고 있다. 또 전국체전 우승자에게는 200$~500$의 장학금을 1년동안 지급한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보다 대우가 좋다.
이러한 정부, 협회, 대표팀의 노력은 올해 대회에서 총 19개의 메달을 획득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메달을 획득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지난 2008년 터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이후 6년만에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 감독의 다음 목표는 내년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다. 국제스포츠게임 중 유일하게 품새가 종목으로 채택되어 있는 U대회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 최우선 순위다.
국제경기력강화를 위해 멕시코협회는 올해 세계대회를 앞두고 한국의 아라한품새선수단 노영선 감독을 코치로 영입했다. 노 코치는 지난해 세계대회에 한국팀 코치로 선임되어 8회 연속 종합우승을 이끈바 있다.
이강영 감독은 “겨루기에 비해 부족하지만 그래도 다른 국가들보다는 정부와 협회의 관심이 높아 꾸준히 지원을 받고 있다. 지원과 관심만큼 선수를 잘 지도하는 것이 내 몫”이라며 “성적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한 육성체계 마련이 중요하다. 성적을 우선하기보다는 멕시코에 어떻게 품새 선수단이 유소년부터 장년층까지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 난 이 곳에서 그러한 체계를 잡아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