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태권도협회 김태환 회장이 기자들에게 국회의원 겸직금지법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KTA) 김태환 회장이 최근 국회에서 내린 ‘사직권고’ 결정에도 불구하고 “타의에 의해 나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당분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회장은 대한체육회 유권해석에 따라 불거진 전무이사 직무대행 거취 문제와 관련해 11월 26일 오후 2시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대한장애인체육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본인의 겸직금지 해당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자리에는 23명의 재적이사 중 17명(김재윤, 문대성, 임종남, 이대만, 권성동, 정택상 불참)의 이사와 송봉섭, 조영기 상임고문, 유형환 감사가 참석했다.
김 회장은 이사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국회에서 발표한 겸직금지 대상자 중 겸직불가의 경우 3개월 이내에 관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사직권고의 경우 빠른 시일내에 정리하라는 말이 있을 뿐 언제까지 관둬야 한다고 기간을 정해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난해 3월 공식 취임해 지금까지 내 임기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내가 회장으로서 현재 추진 중인 사업도 몇 가지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첫째 탈(TAL)공연 예산이 올해 15억 5천만원에서 내년 9억 5천만원으로 삭감됐다. 작년 수준으로라도 받아야겠다는 판단에 증액을 요청한 상태다. 두 번째 태권도를 중.고교 체육과목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시범사업을 실시하려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 중에 있다. 셋째 태권도원의 명인관 사업비가 170억원 중 현재 23억원 정도만 모금된 것으로 알고 있다. 성금 모금으로 남은 150억원을 채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국고지원을 받으려고 추진 중에 있다. 100% 국고지원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가 일정부분 기부를 하고 나머지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생각 중에 있다”고 자신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협회 지원 사업에 대해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자신의 거취에 대해 “(내가)계획한 것을 해결하고, 협회가 잡음 없이 안정되고 좋은 후임자가 있다면 내가 알아서 거취를 결정하고자 한다”면서 “당장 협회장직을 하지 말라는 불가 조치가 아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적당한 시간에 여건이 형성된다면 거취를 결정하겠다. 몇 차례 언급했지만 자리에 연연해 무리하게 임기를 채울 생각은 없다”고 당장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타의에 의해 나가는 일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내 감정적으로 회장직을 정리하는 일도 옳지 않다고 본다. 시민단체에서 당장 나가라고 하고 있는데 내가 겸직불가 대상자도 3개월이라는 시간을 주고 또 나 같은 경우 사직권고에 해당되어 사퇴기간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즉각 사퇴하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상식선에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태권도협회를 위해 열심히 하고 나갔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타의에 의해 나갔다는 말을 듣기는 싫다. 내 거취문제는 내가 결정할 수 있도록 나에게 맡겨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전무이사 선임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서는 비공개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회장이 이사들에게 각자 어떠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논의해보자고 결정을 미룬 가운데 약 2시간여 시간 동안 이사회내에서는 ▲상근임원(상근부회장)만 선임 ▲상근임원, 전무이사 함께 선임 ▲전무이사만 선임 등의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으나 인사권은 회장에게 있는 만큼 회장이 결정을 내리면 이사들이 이에 따르기로 중론을 모으면서 사실상 회장에게 전무이사 선임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전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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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열린 대한태권도협회 긴급이사회에는 23명의 재적이사 중 17명이 참석해 성원됐다. |
대한체육회 가맹경기단체규정 『제11조(임원의 임기) 3. 이사 및 감사의 제한 기간 산정에 회장 및 부회장으로 활동한 기간을 포함한다.
②제1항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의 의결로 정한 체육회 임원심의위원회의를 거쳐 각 호에 따라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1. 국제스포츠기구 임원진출 시 임원경력이 필요한 경우
2. 재정기여, 주요 국제대회성적, 단체평가 등 지표를 계량화하여 평가한 결과기여가 명확한 경우』
에 의거 중임 예외 심의 신청을 통해 전무이사 선임과 관련한 본인의 자격여부를 명확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김 대행의 입장과 중임 예외 심의 신청 결과 통보가 약 30일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차기 이사회에서 전무이사 직무대행의 거취를 결정하기 전까지 계속 직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김태환 회장은 국회의원 겸직금지법상 사직권고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당장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피력했다. 또 전무이사 선임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결단을 내리지 않고 이사들에게 공을 돌렸다가 결국 자신의 결정에 따라달라는 쪽으로 중지를 모았다.
이번 이사회 결과에 대해 김 회장을 향한 태권도계의 반감 여론은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KTA 당연직 대의원인 시.도태권도협회장들이 펄펄뛰고 나섰다.
한 시.도협회장은 “간담회도 아니고 긴급이사회를 열었으면 회장이 해결책을 가져와 제시하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정작 본인은 책임에서 회피하려고 그러한 현안 해결을 이사들에게 밀어놓고 이사들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하는 것은 책임에서 한 발 벗어나려는 비겁한 행동”이라며 “그렇게 회장이 결단력이 없으니 전무이사 선임도 몇 달째 미뤄지고 사무국 또한 컨트롤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도협회장은 “협회가 안정이 안되고 잡음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김태환 회장이 회장으로서 권한에 따른 책임을 제대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사권은 회장의 주요권한인데 자신이 그 인사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벌써 2년동안 두 차례나 전무이사가 교체되고 새로 선임하려는 인사는 규정에 어긋나 전무이사가 되지도 못하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회장이 권한만 행사하려하고 책임은 지려하지 않고 큰 권한에는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인데 김 회장은 그 점을 전혀 모르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현재 일부 시.도협회 전무이사들을 주축으로 내년 초 열리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회장과 집행부(이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책임론’이 바람을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와 같이 전 임원 불신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까지는 아니지만 정기총회를 원만하게 통과시키면 안된다는 것이 중론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한 시.도협회 전무이사는 “말도 안되는 일이 2년동안 계속해 벌어지고 있는데 정작 대의원들을 대신해 집행부를 바로잡아야 하는 이사들이 전혀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차기 총회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점을 낱낱이 밝히고 문제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친분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총회에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이사들뿐만 아니라 대의원들도 똑 같이 어용(御用)이란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국회의원 겸직금지법으로 인해 정치인들의 체육단체장을 못하는 것 아니냐? 협회 행정도 모르고 또 제대로 알려도 하지 않고 대우만 받으려고 하고 이제 더 이상 이런 사람들을 회장으로 옹립해서는 안된다. 실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행정력을 갖춘 시.도협회장 출신이 나서서 협회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회장의 차기이사회에 대해 특정한 날짜를 잡지 않았다. “빠른시일내로 이사회를 열고 결정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어놨다.
과연 김 회장이 차기이사회에서 새 전무이사를 선임할지 아니면 상근임원(상근부회장)을 선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