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기원은 전국 17개 시.도태권도협회에 공문을 발송해 2015년도부터 심사비 인상, 4-5단 심사권 회수 등을 시행할 계획에 있음을 밝혔다.
특수목적법인 국기원(이사장 홍문종, 원장 정만순)이 국기원 최대 목적사업인 승(품)단 심사와 관련해 국내 태권도인들의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각종 사안을 시행하려 계획하고 있어 한국 태권도계가 발칵 뒤집혔다.
국기원은 12월 3일자로 전국 17개 시.도태권도협회(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세종, 제주)에 ‘2015년도 국기원 교육 및 심사일정, 태권도 승(품)단 심사 관련 건’이란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에는 내년도 국기원의 각종 교육 및 심사일정을 비롯해 승(품)단 심사 시행구조 개선(안), 태권도 승(품)단 심사 등록과 발급수수료 변경(안)이 첨부됐다.
국기원이 시.도협회에 내려보낸 공문의 내용 중 민감한 사안은 3가지로 ▲4-5단 심사권 회수 ▲심사비 인상 ▲태권도원에서의 교육 진행 등과 관련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국기원이 내년부터 심사비를 인상하려는 명분으로 지난 7년간(2007년~2014년) 단증발급과 관련해 이에 소요되는 부자재 원가 등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사비가 동결 되어왔던 점을 들었으며, 현재 각 시.도별로 지역 경제여건을 고려해 1회 심사인원, 인건비, 장소사용료 등을 차등했던 것을 심사비 인상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일원화 하겠다는 점을 개선방안으로 내어놨다.
국기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원가조사를 실시해 내년도 발급수수료 기준을 1품~4품 10,000원, 1단~3단 12,000원, 4-5단 50,000원, 6-7단 60,000원, 8-9단 70,000원으로 정했다.
이는 올해 대비 적게는 2,900원부터 많게는 36,000까지 오른 금액으로 국기원은 심사비 인상에 따른 증가수입을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김태환)의 경기력향상지원비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심사 시행 구조 개선을 통해 현재 1(품)단부터 5단까지 KTA를 통해 전국 17개 시.도태권도협회에 심사권을 위임한 것을 전면 조정해 1품~4품, 1단~3단은 현재와 같이 시.도협회에서 심사집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4단과 5단은 국기원이 심사집행권을 회수해 국기원에서 자체적으로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태권도 4-5단의 경우 지도자 입문과정으로 교육 및 자질향상을 위해 자체적으로 심사를 집행하겠다는 것이 국기원이 내세운 이유다.
이 같은 내용이 전달되자 전국 17개 시.도협회들은 일제히 “말도 안된다”며 거세게 반발하는 상태다.
시.도협회의 주수입원이 국기원 승(품)단 심사 집행을 통해 들어온 심사집행수수료 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기원의 갑작스런 심사비 인상은 고스란히 소비자인 태권도 수련인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4-5단 심사권 회수의 경우 국기원이 사실상 시.도협회에 심사권 회수 압박정책을 통해 시.도협회를 정치조직화 특정계파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태다.
시.도협회의 1~5단 승(품)단 심사권은 현재까지 각 시.도태권도협회가 타 종목과 달리 안정적으로 협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재정자립도를 높이는데 9할을 차지할 정도의 수입사업으로 국기원의 일방적인 심사권 회수는 시,도태권도협회의 존속을 위협하고 지역내 태권도인들간 갈등과 분열을 유발하는데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8-9단 심사에 연수과정이 추가된 점 또한 일선 지도자들의 반발을 거세게 사고 있다.
국기원은 연 2회, 10일씩 8-9단 응심자에 한해 연수교육을 실시하려는 계획을 잡았다. 고단자의 위상의 강화한다는 측면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선지도자들의 경우 태권도장 운영을 비롯해 가계경제활동으로 인해 10일이라는 시간을 할애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8-9단 응심자들이 현저하게 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기원이 내년부터 모든 교육 사업을 전북 무주에 위치한 태권도원에서 진행하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올해 시범교육을 통해 교통, 숙박, 편의시설 및 교육시설 부족 등 다양한 문제점이 도출됐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보완하려하지 않고 2015년도 모든 교육을 태권도원에서만 진행하게 되어 있어 교육생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시.도협회장은 이 같은 국기원의 일방통행식 통보에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결정하는 정책은 주먹구구식 탁상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일선지도자, 시.도협회 실무진 등 변화되는 정책이 실질적인 이해당사자들 별로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현실성이 있는 정책인지 우선 검토를 한 후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시범기간을 두어 정해진 개선안들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증명될 때 공식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모든 정책 결정에 원칙”이라고 해당 사안에 대한 실효성 검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다른 시.도협회 전무이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찍어 누르는 대로 결정한 사안이 이번 공문의 내용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상 종주국 태권도의 근간을 흔드는 이 같은 민감한 사안의 결정은 국기원 내부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밖으로 들고 나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시.도협회들과 무수히 많은 회의를 거쳐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이번 사안은 사실상 태권도계를 억압하기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 세계인들이 우러러보는 특별한 국제기구가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이었는데 한 국가 정부의 특수법인으로 흡수되어 위상이 바닥에 떨어져도 우리는 그 뿌리를 지키려 국기원을 부정하지 않았건만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은 우리보고 국기원을 부정하고 국기원이 아닌 새로운 민간 태권도 기구를 만들라고 등 떠미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태권도의 근간을 흔드는 국기원의 심사 개선 방침이 과연 국내 태권도계에 어떠한 파장을 야기 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