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우징유는 그랑프리파이널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다고 밝힌 가운데 같은 장소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후보선수로 출전해 논란을 키웠다.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 2연패의 중국 태권도 스타 우징유가 현지시간 12월 3일과 4일 멕시코 케레타로 컨벤션에서 열린 ‘2014 월드태권도그랑프리파이널’에 불참하면서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 조정원)의 행정미스가 도마에 올랐다.
그랑프리파이널은 WTF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올림픽 체급(남자 -58kg,, -68kg,, -80kg, +80kg / 여자 -49kg, -57kg,, -67kg, +67kg) 랭킹순으로 체급별 8명까지 출전 가능한 대회로 1위자는 랭킹포인트 80점을 얻을 수 있는 G-8등급 대회다. 첫 경기에서 패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12점을 챙길 수 있는 주요대회 중 하나다.
29일 선수들이 밀집해 있는 선수 숙소에서는 중국의 우징유 선수가 체중증가로 인해 그랑프리파이널을 출전하지 못하고, 월드컵만 출전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WTF는 이 소문에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했고, 대표자 회의를 하루 앞둔 30일 중국측으로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우징유의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WTF는 우징유의 불참을 기정사실화 한 채 우징유의 출전 체급인 여자 -49kg 세계랭킹 9위 IRIS Silva Tang Jing 선수의 소속국가인 브라질태권도협회에 해당 선수의 출전 가능성을 타진했고, 브라질측이 출전 가능 의사를 보내자 우징유를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채 브라질 선수를 대신 집어넣었다.
1일 열린 대표자회의에서 일부 팀들은 우징유의 불참에 따라 브라질 선수가 특혜를 입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질의했고, WTF 양진방 기술위원장은 “규정에 맞지 않는 행정 실수가 있었음”을 시인하며 사과했다. 또 갑작스런 경기 불참에 대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WTF에서 사실확인을 통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그랑프리파이널 여자 -49kg는 우징유가 불참한 가운데 브라질의 IRIS가 계체를 통과해 출전했으며, IRSI는 첫 경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랭킹포인트 12점을 획득하게 됐다.
우징유 논란은 그랑프리파이널이 끝나고도 가라않지 않았다. 같은 장소에서 6일과 7일 열린 ‘2014 월드컵태권도단체대항전’에 출전한 중국팀 선수로 우징유가 후보선수인 6번으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
이를 지켜본 일부 국가팀 지도자들은 “우징유에게 징계를 줘야 한다”, “브라질 선수가 얻을 수 없는 랭킹포인트 12점을 얻었기 때문에 특혜를 준 것이다”, “규정상 맞지 않는 선수의 출전은 명백히 부정출전이다” 등의 볼멘소리를 내어놨다.
양 위원장이 월드컵에서 우징유가 경기에 나설 경우 징계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어놓긴 했지만 브라질 선수가 챙긴 12점의 랭킹포인트는 지도자들의 의혹의 눈초리를 피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팀은 우징유의 건강상 문제에 대한 리포트(사유서)를 WTF에 제출했으며, WTF 의무분과 위원장은 우징유를 불러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상태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WTF는 차후 우징유에 대해 내부회의를 걸쳐 징계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브라질 선수의 랭킹포인트 특혜의혹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명도 내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올림픽을 앞두고 WTF가 브라질 선수의 올림픽 출전과 시드 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규정상으로는 브라질 선수의 출전이 옳은 일은 아니지만, 태권도의 국제스포츠외교를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브라질 선수가 이번 대회 랭킹포인트 획득으로 인해 세계랭킹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치고 올림픽 출전과 시드배정에 이점을 안게된다면 경쟁관계에 있는 타 국가 선수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특혜의혹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WTF는 과거 사례를 들며 일부 국가팀 역시 선수 등록 마감 이후 선수 등록을 받아 준 적 있고, 또 다른 국가는 대회에 갑작스레 불참해 징계를 받아야 했지만 넘어간 적도 있다고 이번 사례가 처음이 아님을 강조했지만 이는 원칙을 벗어난 행정처리가 지속적으로 있어왔음을 증명하는 꼴이라 책임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 ‘융통성’, ‘국제스포츠외교 전략’ 등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올림픽 핵심종목인 태권도를 관장하는 국제스포츠기구인 WTF에서 원칙을 지키지 않고, 규정을 스스로 어긴다면 그 누가 WTF를 신뢰하고 그들의 만든 규정을 지키려 할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WTF가 이번 그랑프리파이널에서 보여준 행정 미스에 대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할지?, 또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멕시코 케레타로-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