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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값 한 임금별, 첫 세계대회 출전 金 획득

“결승 상대 세계 랭킹 1위인지 모르고 부담 없이 뛰었다”
국제태권도신문 | 2015/05/17 21:51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53kg 우승자인 임금별이 챔피언이 된 소감을 전하고 있다.

한국 고교 2학년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르며 역사를 새로이 썼다.


5월 12일부터 18일까지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위치한 트락토르(Traktor)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53kg에 출전한 임금별(전남체고)은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대만의 후엉윤웬(Yun-Wen HUANG)을 맞아 고교 2학년이 처음 출전한 세계대회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침착한 경기를 펼쳐 10대 5로 승리를 거두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최연소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임금별은 국내에서 ‘헐랭이 태권소녀’로 불린다. 180cm으로 큰 키를 자랑하지만 막상 시합에 임할 때는 구부정한 모습으로 흐느적거리며 서있어 ‘헐랭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별명과 달리 임금별은 현재까지 국내외 대회를 통틀어 단 두 차례 이외에는 패배 기록이 없을 정도로 무서운 전적을 자랑하는 선수다.


지난 2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임금별은 윤정연(안산시청)과 남현정(효정고)를 따돌리고 고교 2학년 신분으로 시니어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한국의 차세대 여자 간판으로 급부상했다.


임금별의 장점은 구부정하고 흐느적거리는 폼에서 나오는 왼발과 왼발공격이 먹히지 않을  때 사용하는 매서운 오른발이다. 이번 세계대회에서도 임금별은 결승까지 주요득점을 왼발로 뽑아내며 올라섰고, 결승에서는 왼발 공격이 막히자 숨겨놨던 오른발을 꺼내 상단공격(머리)을 성공시키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대만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크로아티아의 바비크 이바나(Babic IVANA)에게 석패하며 은메달에 그쳐 국제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한 임금별은 이번 세계대회를 위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태릉선수촌 지도자들도 아직 어린 임금별의 장래를 생각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느라 무리하게 신기술을 주입시키거나 체력의 한계를 넘나드는 혹독한 체력훈련을 시키지 않았고, 이러한 임금별의 맞춤식 훈련법은 이번 세계대회 금메달 획득으로 증명됐다.


임금별은 자신이 이번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는 결승전에 들어가기까지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못한 것이 아니라 안했다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그만큼 성적에 대한 생각보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통해 상대를 꺾어보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기 때문이다. 


임금별의 장점은 무한긍정이다. 평소 헐랭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가벼워 보이지만 막상 말을 섞다보면 고교 2학년 소녀의 천진난만함이 그대로 묻어있고, ‘힘들어도 괜찮아’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는 힘든 운동선수의 길을 벗어나지 않게 해 준 원동력이 됐다. 


순수한 소녀의 감성을 가진 임금별이 태권도 선수로 지금까지 단 두 대회만을 제외하고 한 차례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은 것은 태권도의 재미를 몸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친구들과 같이 자유롭게 놀 수도 없고 하지만 전 태권도가 좋아요. 특히 전자호구를 사용하는 대회는 제 발차기가 ‘툭’ 들어가면 점수가 바로바로 ‘팍’ 올라가니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특히 처음 들어간 태릉선수촌은 자신이 그동안 훈련한 학교와 달리 훈련양이 많고, 2달 내내 운동만을 하다보니 사춘기 소녀에게는 오히려 학교보다 더욱 힘든 곳이 됐지만 임금별은 긍정마인드로 “지금은 아니더라도 열심히 해서 세계대회를 끝내고 휴가를 받아 친구들과 놀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마음을 가다듬고 독하게 훈련에 임해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여줬다.


결승에서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임금별은 울컥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쏟았다.


“안 울려고 했는데 갑자기 그동안 참고 훈련했던 것이 생각나 눈물이 흘러내리더라구요. 처음 나온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 기쁘고 엄청 좋았지만 그것보다는 여태껏 보고싶은 가족들과 친구들도 못 만나고 태릉에서 훈련만 해 감정적으로 힘들었는데 그것을 끝냈다고 생각하니 계속 눈물이 나왔어요”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53kg 결승전에서 임금별이 우승을 확정지은 후 정광채 코치에서 달려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임금별의 1년 위의 오빠 임웅의 영향으로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현재 그녀의 오빠는 같은 학교인 전남체고 3학년으로 태권도 선수로 활약 중이다.


“오빠가 태권도를 배웠고, 저도 그 영향으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 태권도를 배웠어요. 어느 순간부터 시합에 나가게 됐는데 그냥 하다보니 계속 이기더라구요. 이긴다는 것에 재미가 있어서 그때부터 태권도를 계속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획득하며 랭킹포인트 120점을 획득한 임금별은 단숨에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교 2학년으로 랭킹포인트 획득을 위해 각종 오픈대회와 그랑프리시리즈 등에 참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임금별은 “뭐 그렇다면 해야죠”라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임금별은 전남체고 재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대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또 본적이 독도라는 특이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지난 2005년 독도 영주권 침해 논란인 시네마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을 반대하는 의미로 임금별의 아버지가 본적을 독도로 옮겼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번 세계대회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로 여러 기록을 세웠다.


“빨리 한국가서 휴가좀 갔으면 좋겠어요. 태릉에서 나가 부모님과 오빠, 친구들을 보고 싶어요”


아직은 세계대회 금메달리스트의 영광보다는 가족, 친구들과의 만남이 더 소중한 16세 소녀 임금별, 대한민국 신예이자 차세대 간판으로 알차게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첼랴빈스크-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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