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부 종합우승을 일궈내며 대회 3연패를 차지한 대한민국태권도국가대표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들었던 태권 낭자들이 독기를 품고 투지를 불태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부 종합우승을 일궈냈다.
5월 12일부터 18일까지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위치한 트락토르(Traktor)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대표팀이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54점을 기록해 대만(41점)과 중국(40점)을 여유롭게 따돌리고 2011, 2013 세계대회에 이어 여자부 3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은 지난 2월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을 통해 세계대회에 출전한 대표선수를 선발함에 있어 여자선수들의 기량이 좋지 않다며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내렸다.
남자의 경우 한국 간판인 이대훈과 차세대 주자 김태훈을 비롯해 조강민, 신동윤, 조철호의 메달권 진입가능성을 높게 점치며 금메달 3~4개의 목표달성에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여자의 경우 올림픽 2연패의 황경선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경쟁력 있는 선수가 없어 혹여 노(NO) 메달로 대회를 마치지 않을까 우려가 높았다.
한국 태권낭자들은 이러한 주변의 우려를 돌려차기로 산산이 부셔줬다.
세계대회 첫 날 조강민과 심재영이 출전해 4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 한국팀의 첫 구세주는 하민아(경희대)였다.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여자 -49kg 하민아, - 53kg 임금별, -73kg 오혜리 선수가 김영근 감독과 함께 종합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여자 -49kg에 출전한 하민아는 메달 확보 문턱인 8강에서 세계대회 3회 우승, 2회 준우승에 빛나는 노장 스페인의 브리기티 야그(Brigitte YAGUE ENRIQUE)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할 수 있다는 투지를 불태우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1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하민아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4강 상대인 세르비아의 티자나 보그다노비크(Tijana BOGDANOBIC)를 맞아 3회전 중반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하민아는 특유의 끈기로 마지막까지 공격을 늦추지 않으며 득점을 획득해 6대 4 2점차 승리로 결승에 진출했다.
하민아는 세계랭킹 17위의 우징위를 맞아 3대 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종료 7초전 오른발 공격을 성공시킨데 이어 종료 1초전 동점타를 날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연장전에서도 오른발을 이용해 골든포인트를 획득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됐다.
태권낭자 돌풍의 다음 타자는 임금별이었다. 대표팀 막내인 임금별은 여자 -53kg에 출전해 특유의 헐랭이 타법으로 경기에 나서 준결승에서 그리스의 안드리아나 아스프로게라카(Andriana ASPROGERAKA)를 상대로 7대 1 대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으며, 결승에서도 세계랭킹 1위의 대만의 후엉윤웬(Yun-Wen HUANG)을 10대 5로 누르며 최연소(만 16세)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남자 -54kg 김태훈과 동메달을 차지한 -68kg 신동윤 선수가 김태일 단장과 양희석 감독, 대한태권도협회 성재준 전무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 돌풍의 중간을 막내가 맡아줬다면 마지막은 둘째 언니 오혜리(춘천시청)가 책임졌다.
2011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우세판정으로 인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오혜리는 이번 대회 -73kg에 출전해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의 재키 갤로웨이(미국, Jackie GALLOWAY)를 맞아 접전을 거듭하며 종료 직전까지 5대 5 동점을 유지했지만 종료 1초를 남겨두고 오혜리의 왼발 뒷꿈치가 재키의 복부에 적중하면서 득점을 획득해 6대 5 1점차 극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한국 여자는 이번 대회에서 신예인 하민아와 임금별이 각 체급을 대표하는 상위랭커인 우징위와 후엉윤웬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당당히 종합우승컵을 들어 올려 태권도 종주국 한국의 저력을 다시금 보여줬다.
남자부에서는 차세대 간판인 김태훈(동아대)이 201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이어 올해 세계대회에서도 1위에 올라 세계대회 2연패를 차지했으며, 변칙기술에 완벽히 적응하며 기존 강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아쉽게 동메달에 그쳐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이란(65점)과 러시아(50점), 우즈베키스탄(43점)에 이어 42점으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 |
|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대한민국태권도국가대표선수단 임원들이 한국의 여자부 종합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
대한태권도협회(KTA) 성재준 전무이사는 이번 세계대회 결과에 대해 “최대 목표치는 일궈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우리 여자 신예들이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면서 “남자의 경우 이대훈이 아쉽게 곤잘레스에서 패하면서 금 확보에 실패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금메달 4개 동메달 1개로 요즘 같이 전 세계의 기량이 상향평준화 되는 시대에 나쁜 성적을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생한 선수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세계대회에서 영국의 비앙카 월크덴(Bianca WALKDEN)과 터키의 세르벳 타제굴(Servet TAZEGUL)이 각각 여자와 남자 최우수선수상 영예를 차지했으며, 한국의 강남원(경희대)과 이란의 비잔 모칸로우(Bijan MOGHANLOU)는 여자부와 남자부 우수지도자로 선정됐다.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139개국 873명이 참가했으며, 올해 22회를 맞았다. 차기 대회는 2017년 대한민국 무주군에 위치한 태권도원에서 치러진다.
<첼랴빈스크-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