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의 국민체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두 단체는 2016년 3월 27일까지 통합체육회 설립등기를 마쳐야 한다.
국민생체쪽에서는 통합체육회 출범에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대한체육회는 입장이 다르다. 통합체육회 출범에는 동의하나, 시기와 준비위원회 구성비율 등을 놓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제2차관,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 국민생활체육회 서상기 회장, 통합체육회 출범 등을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 안민석 의원은 4자 합의를 통해 양 단체의 통합을 2017년 2월 이전으로 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정부가 같은 달 27일 이를 공포하면서, 체육회 통합은 내년 3월 27일로 앞당겨졌다.
대한체육회는 1년여 앞당겨진 통합 시기와 대한체육회 3명, 국민생활체육회 3명, 문화체육관광부 3명,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2명으로 되어 있는 준비위원회 구성 비율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현재 정부의 통합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대한체육회측은 내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면 임원 선임 등의 혼란으로 인해 올림픽 준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3-3-3-2로 되어 있는 준비위원회 구성 비율을 대한체육회 7, 국민생활체육회 7, 문화체육관광부 1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체육회 출범은 체육인들끼리의 통합이기에 정부 몫을 줄이고 대한체육회와 국민생체가 주도적으로 통합준비를 해야한다는 논리다.
지난 9일 열린 대한체육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대한체육회는 이 같은 자체 체육단체통합안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하려 했으나,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일부 대의원들의 반발로 차기 이사회를 거쳐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5일 이기흥 대한체육회 부회장 겸 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박종길 전 문체부 차관, 최종삼 태릉선수촌장을 비롯해 시.도체육회 및 경기단체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체육단체통합 합동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는 정부의 안이 아닌 대한체육회가 제시한 통합체육회 출범 시기와 준비위원회 구성 비율 등을 설명하는 자리로, 리우올림픽 이후 통합체육회 출범과 7-7-1의 준비위원회 구성 비율이 크게 강조됐다.
대한체육회가 정부의 통합체육회 출범안에 대하 반발하자, 일각에서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행위라는 비판을 내어놓고 있다.
정부가 선진국의 체육방향성을 제시해 이를 국내에도 적용하려 했지만, 대한체육회가 엘리트 체육과 관련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해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체육회의 통합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두 단체만의 통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두 단체의 통합은 결국 경기가맹단체와 전국 시.도 및 시.군.구 체육단체들까지의 통합도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이다.
태권도계의 경우 당장 통합체육회가 출범하면 내년 3월에서 6월 사이 대한태권도협회와 국민생활체육전국태권도연합회가 통합을 해야 한다. 시.도태권도협회와 시.도생활체육태권도연합회의 통합도 마찬가지다.
태권도계의 통합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예산과 조직의 차이다.
대한태권도협회의 1년 예산은 약 100억원에 육박하지만, 국민생활체육전국태권도연합회의 예산은 6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거의 20배에 가까운 예산차이가 나는 단체가 1대 1 대등한 관계로 통합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협회의 경우 태권도 심사라는 고정 수입원이 있지만, 연합회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지원받는 대회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수입원이 없는 실정이라 통합이 되면 협회에서 연합회의 재정을 부담해야 한다.
통합회장 선출에 따른 갈등도 우려되고 있다. 대다수의 시.도협회와 시.도연합회 조직은 일원화 되어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중앙협회와 연합회의 통합회장 선출은 회원 및 대의원 자격문제부터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