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진(공인 8단,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 코치, 한국 청소년 국가대표팀 상비군 전임지도자 등 역임)
태권도는 누가 뭐라 해도 예(禮)를 중요시하고 예를 기본으로 하는 운동이다. 그래서 일선 현장에서 지도자들은 자신의 수련생들에게 항상 어디에 가서도 예의를 잘 갖추라고 교육을 시킨다. 인사의 사전적 의미는 “마주 대하거나 헤어질 때에 예를 표함, 또는 그 말과 행동” 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만큼 인사는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예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태어나고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들과 첫 마디가 바로 인사인 것처럼 인사는 사회생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어른들은 어렸을 때부터 인사를 잘 하는 어린이는 사교성도 좋다고 했지만 그 반대의 경우 그 사람의 됨됨이를 따지며 인간성을 판단하기도 하고 가정교육의 문제라고 까지 했기 때문에 인사는 한 사람의 인성을 파악하게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겠다.
최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 선수의 폴더인사가 주목을 받고 있어 필자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최준석은 평소에 예의범절을 강조한다고 한다. 이는 자신을 상대에게 낮추겠다는 뜻이겠지만 무엇보다 공존관계를 위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준석은 올해 성적보다 인간성으로 팬들에게 무한 칭찬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그가 팬들을 향해 진심이 담긴 “폴더 인사”를 하기 때문이다. 최준석 선수의 인사법은 경기가 종료된 후에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승패에 관계없이 차렷 자세로 허리 굽혀 머리가 무릎에 닿을 때까지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만약 팀이 패한 날에는 그의 머리는 오히려 땅까지 내려온다고 한다. 이 인사법으로 팬들에게 신뢰와 응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매년 어느 팀 어느 선수에게나 볼 수 있는 인사법이 아니기 때문인 것이다. 최준석의 폴더인사는 자신의 팀 동료들에게까지 자연스럽게 전파되어 그의 인사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으며 최준석의 작은 행동 하나가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가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필자 또한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는 것 같아 전적으로 공감을 하며 우리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최준석이 생각하는 인사의 의미는 “인사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최우선의 행동인 것 같다”고 정의를 내린다. 팬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존재하며 팬들에게 질 높은 경기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자신들의 역할이라고 하는데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논리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잘 지켜지지 않고 그냥 지나치고 있어 아쉽다고 한다. 하지만 작은 실천부터 하는 최준석 선수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높이 쳐들어주고 싶은 필자의 진심어린 마음이다.
필자가 최준석의 폴더인사를 거론하는 이유는 우리 태권도 경기장에도 인사 잘 하는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고 싶어서이다. 태권도 경기장 문화와 경기 운영은 반드시 태권도 관계자가 한다. 경기 임원이나 선수들이 함께 참여를 하고 경기장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하지만 아쉬울 때가 너무 많아 모두 동참해 주기를 부탁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단 선수들의 경기장 문화를 살펴보자. 게임이 시작되면 우리 선수들은 반드시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주심의 수신호는 없지만 자발적으로 상호간에 인사를 한다. 하지만 진 선수는 경기에 져서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인사를 잘 하지 않지만 이긴 선수는 신이 나서 인사를 한다. 그렇지만 건성으로 하는 형식적인 인사인 것이다. 지도자 선생님들 또한 마찬가지 이다. 자신의 선수가 이겼을 경우 상대 선수의 인사를 받아주지만 자신의 선수가 졌을 경우 상대 선수의 인사도 받지 않고 그냥 세컨드 석을 벋어나 버리곤 한다. 물론 일부 극소수의 선수와 지도자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필자는 위와 같은 광경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경기 임원 또한 마찬가지 이다. 경기를 진행하는 경기, 기록, 심판, 협회 운영진 모두 경기를 진행하는 임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직접 알지 못하면 그냥 지나쳐 버리곤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필자는 본 지면을 통해 모든 태권도 독자들에게 부탁하고자 한다. 폴더인사까지는 아니더라도 태권도인 이라면 서로를 존중해 주자는 것이다. 내가 직접 알지 못해도 경기장에서 또는 태권도 행사에서 마주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태권도 선, 후배이기 때문에 무조건 고개 숙이고 인사를 잘 하자는 것이다. 인사를 한다고 해서 또는 인사를 잘 한다고 해서 내 자신에게 상대방이 욕을 하거나 내 자신이 욕을 먹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경기 시작하기 전과 경기 종료 후에 승, 패에 상관없이 상대방 선수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그리고 상대방 지도자에게도 진심어린 인사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켰으면 하는 것이다.
인사는 상대를 존중해주는 뜻도 있지만 내 자신의 인격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 한 잣대가 될 수 있다. 너와 나를 떠나 우리 모두는 태권도인 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가 가지고 있는 태권도 실력과 선생님의 지도 능력보다는 예를 갖출 줄 아는 태권도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 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듯 우리 태권도인 모두는 실천 할 줄 아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사실 우리는 “안녕하세요” 라는 말은 쉽게 나누지만 “고맙습니다”, “미안 합니다” 등의 표현에는 서투른 것이 사실이다. 감사와 사과는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배려의 메시지이지만 잘 안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내 자신이 상대방에게 인사를 먼저하고 상대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해서 내 자신이 초라해 지거나 망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정중히 인사를 함으로써 내 자신이 존경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 자신을 포함해 우리 모두의 태권도인들이 인사를 잘 하고 상대를 배려 할 줄 아는 문화가 정립 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