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 홍성천 이사장(좌)과 오현득 국기원장(우)이 국기원 위상 강화를 위한 태권도계 질서확립을 어떻게 실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이사장 홍성천, 원장 오현득)의 위상이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국내와 해외 한인 사범들을 중심으로 국기원의 위상은 이미 세계태권도본부로서 추락한지 오래다.
이 같은 이유는 국기원의 정체성 없는 각종 정책 때문이다.
특히 상벌정책은 특정인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악용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해 국기원 8월 홍성천 이사장은 취임과 더불어 “태권도계 질서를 혼란케 하는 자들에 대해 일벌백계 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지난 2010년 국기원 특수법인 출범 이후 자칭 태권도 시민단체와 일부 태권도계 혼란을 원하는 지도자, 외부세력과 결탁해 국기원을 전복하려 하는 국기원 전현직 임직원 등으로 인해 태권도와 국기원의 위상이 크게 저하되고 있고, 근래에 들어 이 같은 외부세력의 국기원 흔들기와 태권도 위상 저하 활동이 대폭 확대되고 있어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이사장 취임과 더불어 강력한 질서유지 의사를 피력한 것.
지난 2013년 5월 국기원 이사장 선출을 방해하기 위해 국기원 강의실을 점거하고 오물과 쓰레기를 투척하는 등 국기원에서 난동을 부린 인사들을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 등으로 고소, 고발 할 수 있었지만, 당시 국기원은 이사 간담회에서 이들에 대한 고소 및 고발을 결정해놓고도 자신들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 고소, 고발 없이 유야무야 넘어갔다.
이 같은 국기원의 안일한 태도에 언론을 비롯한 여론의 비난이 거세졌지만, 국기원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국기원의 안일한 태도는 또 다시 국기원 이사회 방해 사태라는 원인을 제공했다.
지난해 6월 홍문종 이사장의 퇴임을 앞둔 이사회에서 일부 원로 및 자칭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신임이사 및 이사장 선출을 방해하기 위해 국기원 이사회 장소인 제2강의실 입구를 봉쇄하고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았으며, 국기원 직원들이 이를 저지하자 오물을 투척하고 몸싸움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국기원이 갖은 업무방해 활동에도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 보니 태권도계에는 자신과 뜻이 맞지 않거나 자신의 이익활동에 방해가 되는 사안이 발생하면 물리력을 동원하는 행위가 당연시하게 받아 들여졌다.
지난해 국기원은 언론과 여론의 뭇매에 못 이겨 2016년 6월 임시이사회를 방해한 혐의로 일부 원로와 자칭 시민단체 관계자를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조만간 경찰 조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방해 고소 건 이후 국기원은 내부 임직원을 비롯해 태권도인들에 대한 징계에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국기원 명예훼손 등의 사유로 감사를 해임하는가 하면, 국기원 해외 정책을 반대하며, SNS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국기원 임직원의 각종 의혹을 유포한 일부 해외 사범들에게 징계 최고 수위인 ‘제명’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형평성 논란에 휘말렸다. 징계 대상자 선정이 지극히 정치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 것.
지난해 국기원 징계대상자로 이름을 올린 한 태권도인은 이러한 징계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국기원에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2015년 한 지방법원은 태권도유사단체 관계자 2명에 대해 업무방해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업무방해 사유는 ‘위계에 의한 국기원 단증 등의 발급업무 방해’다.
공문을 발송한 측은 “국기원 심사규정 제21조와 대한태권도협회 도장.심사공정위원회 규정 제15조에 따라 태권도 승(품)단심사 범법자 처벌을 요청하오니 범법자의 처벌로 태권도의 근간인 엄정한 심사제도 확립을 촉구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당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상기 국기원 승(품)단심사 업무방해는 모 시도 산하 시군태권도협회를 통해 이루어졌다.
시군태권도협회 주관 국기원 승(품)단심사에서 합격한 것처럼 신청서를 제출하고 벌금형에 처한 관계자들이 공모해 허위로 심사연명부, 채점표를 작성해 시군협회 심사에 합격한 것처럼 꾸민 것.
해당 부정심사와 관련해 처벌은 면했지만, 국기원 직원 일부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원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심사 연루자들에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부정심사 이외에 불법 월단과 관련된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재 국기원 공인 9단은 국내에만 700여명에 달한다.
이중 초단부터 9단까지 한 계단 한 계단 정상적으로 승단을 한 9단도 있지만, 타 무도 종목의 경력을 인정받아 별다른 승단 절차 없이 단증을 취득하거나, 일명 ‘점프 단’이라고 하는 월단을 한 9단도 있다.
국기원 역시 이 같은 비정상적인 승단 기록에 대해 이미 파악을 마친 상태다.
국기원 한 관계자는 “국내 9단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1단부터 9단까지 각 단의 승단기록이 대부분 누락되어 있다. 1단부터 4단까지가 없는데 갑자기 5단이 있는 경우도 있고, 5단에서 9단까지 한번에 오른 인원도 있다”고 밝혔다.
비정상적인 절차의 9단 인원에 대해 파악을 마쳐놓은 상태지만 국기원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 정치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일부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보니 정리를 하지 못하는 것.
모든 상벌에 대한 판단이 정치적으로 이루어지다보니 하루속히 정리되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국기원 공인 단을 부정하고 자신의 이름 또는 유사단체의 명의로 태권도 단증을 발급하는 태권도인의 수는 상당하다.
국내의 경우 특별법 내에 국기원과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국기원의 목적사업을 침해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막고 있어 사례가 드물지만, 해외의 경우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범위내에 있어 국기원이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해외 국가에서 유사단체 또는 자신의 명의로 단증을 발급하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국기원 공인 단 보유자다. 또 국기원 사범지도자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국기원이 처리하고자 할 마음만 있으면, 이들에 대한 징계 회부를 통해 단증 박탈, 자격 정지, 제명 등의 제제조치를 할 수 있다.
국기원이 이렇게 중심을 못잡고 정치적으로 움직이다보니 자연스레 이러한 국기원의 약점을 이용해 국기원의 근간을 흔드는 각종 행위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국기원을 상대로 일부 해외 사범과 국내 태권도인, 전 국기원 감사는 국기원장의 직무정지 가처분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기각을 결정함에 따라 무용으로 그쳤다.
아니면 말고, 되면 좋고 식의 무분별한 법정소송이 발생하고 있고, 이와 같은 법적분쟁이 발생할 우려는 높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사안에 대한 책임은 국기원에 있다.
스스로가 규정한 원칙을 따르지 않아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스스로 정한 규율과 규정은 스스로 지킬 때 가장 완벽해진다. 하지만 국기원은 그러한 기본적인 원칙을 벗어나 버렸다.
그러다보니 잘못된 행위가 발생해도 원칙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또 처리한다고 해도 대외적으로 신뢰를 얻기 힘들어졌다.
최근 들어 국기원은 상식과 원칙에 따른 정관 및 규정의 집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무방해 혐의자들에 대해 직접 나서 고소를 하는가 하면, 법적분쟁으로 피해를 본 사안에 대해서는 묵인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닌, 손해배상 청구소송 검토 등을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의지는 행동으로 옮겨질 때 진정하게 정립된다.
국기원이 태권도계 질서 확립을 위해 2017년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