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 차량이 국기원 출입구에서 압수수색 물품을 운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강남경찰서가 4월 4일 오전 9시 30분경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국기원(이사장 홍성천, 원장 오현득)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강남서는 최근 국기원과 관련한 공금횡령 및 배임, 인사비리 등의 의혹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기원 압수수색에는 10여명의 강남서 지능범죄수사과 소속 인원이 압수수색에 나섰으며, 2014년도와 2015년도의 국고보조금 관련 행정서류 일체와 연수원 직원 인사 채용 관련 서류, 임직원 휴대폰 등에 대해 압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기원이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수주 또는 발주한 사업과 일부 직원의 채용과 관련해 다양한 정보를 취합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전현직 국기원 임직원들이 사전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제출된 증빙자료와 진술 등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을 보인다.
국기원은 갑작스런 압수수색에 당황하는 눈치지만, 발 빠르게 언론 등에 ‘국기원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흐트러진 분위기를 추스르고 있다.
국기원은 ‘국기원의 입장’을 통해 “우선, 우리 원의 압수수색으로 인해 태권도 가족 여러분들께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그동안 우리 원은 일부 관계자를 흠집 내기 위한 각종 음해와 의혹에 시달려왔고, 이번 압수수색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체제 혼란을 노린 음해성 진정으로 인해 이뤄진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원은 이번 수사기관의 조사를 통해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 갖가지 오해를 불식시키고 아니면 말고 식의 루머들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물론 우리 원은 이번 조사에서 반 국기원 인사들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에 대해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며 “우리 원을 둘러싼 의혹들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지금까지 수사기관을 통해 우리 원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훼손시킨 인사들에 대해 상응하는 엄정하고도 강력한 조처를 취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태권도계는 이번 국기원의 경찰조사가 과거 이사장 선출과 집행부 구성, 조직개편 등을 두고 인사파동, 계파갈등을 겪으며 쌓여온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결과라는 시각이다.
지난 2010년 특수법인으로 전환된 국기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에 놓이며 정부인사가 낙하산식으로 임원으로 선임되고, 임직원 인사에 문체부가 깊숙이 개입하는 등 세계태권도본부로서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이사장, 원장 등의 자리다툼과 이권을 두고 헤게모니가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임직원간 갈등이 극에 달했고, 고소 및 고발을 비롯해 해임, 파면, 해고 등 법적분쟁과 인사파동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국기원 압수수색에 전현직 임직원이 국기원의 내부문서와 진술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기원은 또 다시 갈등의 파고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