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5일 국기원 노동조합 나영집 위원장과 강재원 전 연수사업부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현득 국기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국기원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폭로했다.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국기원 노동조합(위원장 나영집)이 현 국기원 집행부와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7월 5일(수) 오후 2시 국기원 노조 나영집 위원장은 6월 27일 국기원에서 사표가 수리된 강재원 전 연수사업부장과 함께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한국노총빌딩 6층 대회의실에서 ‘국기원 정상화를 위한 오현득 국기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대외 투쟁에 나섰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경찰서는 국기원 공금횡령 비리 의혹 및 채용 비리 의혹으로 국기원을 전면 압수수색했다.
국기원 노조는 5월 25일 1차 성명 발표를 통해 ‘문체부는 각종 비리로 수사받고 있는 국기원 임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으며, 같은 달 29일에는 2차 성명 발표를 통해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 홍선청 이사장을 비롯한 국기원 이사들은 각성하라!’고 재차 국기원 집행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기원은 당시 경찰의 압수수색에 즉각 ‘국기원의 입장’이라는 안내자료를 통해 “우선, 우리 원의 압수수색으로 인해 태권도 가족 여러분들께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그동안 우리 원은 일부 관계자를 흠집 내기 위한 각종 음해와 의혹에 시달려왔고, 이번 압수수색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체제 혼란을 노린 음해성 진정으로 인해 이뤄진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원은 이번 수사기관의 조사를 통해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 갖가지 오해를 불식시키고 아니면 말고 식의 루머들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경찰 조사에 임할 뜻을 피력했다. 또 5월 26일 ‘지구촌 태권도 가족들의 대통합을 위한 긴급성명’을 통해 “우리 원은 지구촌 태권도인들의 대화합과 시대적 요구 차원에서 태권도 가족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과감한 결단을 하고자 한다”면서 “첫째, 폐지했던 행정부원장직의 재도입을 추진하고 덕망 있는 부원장을 영입해 원장에게 집중됐던 과도한 업무를 분산할 수 있는 방안과 행정적인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 둘째, 원로를 포함한 중립적인 태권도인들로 구성된 국기원 이사 추천위원회를 결성해 현 집행부의 의견과 상관없이 태권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이사를 영입하겠다. 셋째, 국기원이 연관된 모든 직간접적인 소송은 물론 태권도계안에 소송이 없도록 태권도인들 간 해결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원만한 합의를 원칙으로 화합을 이루겠다. 넷째, 국내 특별심사는 폐지하고, 해외 특별심사는 태권도계 공감이 이뤄지면 꼭 필요할 때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시행하겠다”고 4가지 사안의 개선방안을 약속했다.
당시 국기원 집행부와 노조의 대립각이 심화될 것으로 비춰졌지만, 국기원은 6월 초 노조위원장인 나영집 과장과 협의를 통해 국기원 이사 선임, 조직개편, 인사이동 등에 노조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취지의 합의문을 작성하면서 집행부와 노조간의 대립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노조가 이젠 오 원장의 사퇴를 공식적으로 촉구하고 나서면서 집행부와 노조의 관계는 전면전으로 치닫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 위원장은 양심선언 대상자로 강 전 부장을 내세웠다.
강 전 부장은 “오 원장과 함께 근무하면서 총 3차례의 사표를 제출했으며, 최근에는 경찰 조사와 관련해 진술번복 및 허위진술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오 원장의 요청에 불응하자 사전에 제출한 사표를 바로 수리했다”고 인권탄압에 따른 부당해고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전 부장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오 원장은 연수원장과 행정부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강 전 부장과 해외 교육 및 행사 등으로 인한 출장시 국기원 공금을 사용해 명품 넥타이를 구매, 이를 원장, 부원장, 사무처장, 연수처장 등의 임직원의 선물로 사용했다”면서 2015년 10월 행정부원장 시절에는 “중국의 건정륭유한회사(롱차이)와의 업무협약 체결 과정에서 호화접대와 향응, 뇌물수수 등을 받으며 업무협약 체결 업체에게 사업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14년 모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는 “오대영 사무총장의 지시로 자신이 특정직원의 채용을 위해 영어 시험 문제 답안지를 대필했다”고 주장했으며, “(본인이)경찰에서 진술한 각종 내용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고 허위진술을 하도록 강요받았고, 이를 거부하자 사직서를 강요해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바로 사직서가 수리됐다”고 밝혔다.
이날 국기원 노조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은 나 위원장과 강 전 부장에게 지금의 시점에서 이러한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히 채용 비리의 경우 지난 2014년 모 직원 채용 당시 전문언론을 통해 의혹이 제기됐을 때 “채용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강 전 부장이 3년이 지난 지금 이 문제의 당사자로 양심선언을 한다는 점에 대해 의문이 커지는 상황.
나 위원장은 “무슨 취지로 기자님들이 이렇게 질문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국기원의 조직체계와 상하직무관계 등을 봤을 때 당시에는 인정할 수 없을 환경이었으나, 지금은 강 전 부장이 부당하게 해고당한 시점이기에 자신 스스로도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차원으로 양심선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 위원장과 강 전 부장은 자신들의 문제 제기 시점과 방법 등에 대해 기자들이 외부배후, 기득권 다툼 등의 정치적 행위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자, 국기원의 적폐청산, 정상화를 위한 순수한 노조의 활동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순수성을 주장했으나, 현재 국기원 안팎으로 이루어지는 각종 상황과 국기원 수사 배경, 성명서, 합의문, 기자회견의 중심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노조활동의 정당화로 간주하기에는 여러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실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 위원장과 강 전 부장이 채용비리로 지목한 것은 지난 2014년 채용된 모 씨 하나다.
현재 경찰 수사 중인 내용으로 강 전 부장이 스스로 자신이 답안지를 대필했다고 주장해 해당 인원만을 지목했을 수는 있으나,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현재 근무중인 약 50여명의 국기원 직원 중 10여명에 달하는 인원은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지면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2010년 이전 국기원 재단법인 시절 실권자인 모씨에게 상품권을 상납하고 채용된 인원부터, 실권자 모 씨와 실무임원 모 씨에게 향응을 접대하고 경력직으로 채용된 인원, 실무자와 친구라는 점으로 채용된 인원, 실무임원의 제자라는 점으로 채용된 인원, 실무임원의 측근이라는 점으로 채용된 인원이 현재 국장, 팀장, 과장으로 버젓이 근무중에 있으며, 특수법인 전환 이후에도 신규 및 경력직 채용에 있어 실무자와 친분이 있는 인사의 아들, 조카 등이 별다른 검증과정 없이 채용되고, 인턴에서 계약직으로 다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과정 역시 투명하고 객관적이지 않은 사례가 많다.
국기원과 노조 모두 수사기관의 수사에 따라 잘잘못이 명명백백히 가려질 것이라는 판단이지만 각자 원하는 방향은 다르다.
국기원은 음해, 허위사실 유포, 내부분란 조장 등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 노조측은 현재 수사선상에 거론되고 있는 각종 비위행위에 대해 집행부 구성원들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라 수사결과에 따라 양 측 중 한쪽은 사실상 축출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