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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진(공인 8단,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국가대표 총감독, 2017 삼순 데플림픽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 총감독, 2010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코치, 2012~2013 청소년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 전임지도자) |
필자는 대한 장애인 태권도협회에서 선임한 2017년도 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청각장애인(농아) 선수와 지체 장애인(상지 절단) 선수들과 함께 3월부터 경기도 이천 소재 장애인 체육 종합 훈련원(장애인 선수촌)에서 100일 간의 강화훈련에 돌입했다. 그 대상은 청각 대표 선수 9명 그리고 지체 대표 선수 5명과 함께 훈련파트너 일부와 코치, 트레이너로 스텝이 구성되어 2017년 주요 대회인 올림픽과(청각) 아시아 및 세계대회(지체) 준비에 들어갔다.
필자는 사실 이번 올림픽이 남다른 의미가 있었을 뿐 아니라 꿈의 무대인 올림픽이 치러지는 해 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준비를 해 왔다. 장애인 국가대표팀을 2013년부터 맡아오면서 코치와 감독을 거치고 농아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태 농아인 아시안 게임과 지체 선수들이 참가하는 아시아 파라 대회에 2차례 대표팀을 이끌었던 경험도 있었고 2013 소피아 올림픽에 국가대표팀을 지도하였지만 아쉽게도 올림픽 지도자로는 선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4년이라는 긴 시간을 준비하며 많은 노력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모든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질 수 없듯이 나름 우리 선수들과 호흡을 함께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하고 많이 느끼고 배우면서 장애인들을 이해하고 그들만의 세계에 파고들기 위해 몸부림쳤던 기억들이 생생하기도 하다. 남들은 필자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선다고 하니 시기하고 질투도 많이 하는 것을 몸소 느꼈지만 그래도 필자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준 그들이 더 많았기에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무사히 잘 다녀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2017년 국가대표팀은 그 어느 해 보다 비중이 있는 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의 훈련보다도 훈련일수가 가장 많았고 새로 구성된 장용갑 회장체제의 관심과 지원도 많았으며 대표 팀 구성원들도 나름 각오가 대단했다. 그들에게는 올림픽의 무대가 연금 혜택이라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꿈의 무대인 것이다. 4년에 한 번씩 치러지기 때문에 오랜 인고의 시간도 필요하고 나이가 많은 선수들은 노쇠해 지고 나이가 어린 선수들은 경험이 없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태권도 대회는 2009년 대만 타이베이 대회부터 첫 정식 종목으로 겨루기가 채택되었으며 2013년부터 품새 경기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기 때문에 역사는 길지가 않지만 우리 선수들에게는 꿈이자 희망이 되는 대회임에는 분명하다.
우리 대표팀은 첫 훈련에 들어서면서 우리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그 어느 때 보다도 전력을 다 하자는 다짐을 하고 1차 훈련에 입소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늘 문제 꺼리가 고질병처럼 따라 다녔다. 바로 훈련의 over traning으로 인한 과부하가 문제였다.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연령은 20대부터 40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고 대학생부터 대학원생 그리고 무직에 이르기 까지 직업도 다양한 계층에 속해있다. 또한 훈련을 꾸준히 하는 선수들보다는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있어 평소에 자신의 생업에 종사하다가 대표팀이 꾸려지면 소집되어 훈련을 소화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다보니 효과적인 훈련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없이 1차 훈련기간에는 체력적인 부분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2차 훈련 또한 전문체력을 그리고 올림픽 훈련 기간에는 전술 및 전자호구 적응 훈련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우리 팀에는 42살의 최고 연장자부터 21살의 대학생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는 관계로 선수 서로간의 Gap이 많이 있지만 놀랍게도 우리 선수들은 하나가 되었다. 누가 뭐라고 하거나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서열이 정해지며 해야 할 일과 챙겨야 할 일들이 각자 나눠지며 그들만의 방식대로 순조롭게 훈련은 진행되었고 지도자들과도 호흡이 척척 맞아가며 톱니바퀴처럼 잘 굴러갔다. 물론 타 종목도 함께 훈련을 같이 했지만 타 종목에는 이런저런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우리 태권도 팀은 아무런 잡음도 없이 비교적 여유롭게 훈련에 전념하며 100일간의 훈련은 잘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훈련 기간에 수시로 방문해 준 장용갑 회장을 비롯한 시도협회 회장단과 협회 이사진 그리고 임원들과 각종 언론사 기자들도 우리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겐 큰 힘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그동안 장애인 태권도에 큰 관심과 비중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관계자 분들께도 본 지면을 통해 다시한번 선수들을 대표해 감사한 마음을 전달 하고자 한다.
우리 선수들은 본격적인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체육회에서 지급받은 각종 의류 및 물품을 지급받고 체육회 결단식 및 태권도 협회 자체적으로 진행된 출정식 행사들을 치루며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선수촌은 출렁이기 시작했다. 체육회와 훈련원 그리고 협회의 모든 시스템은 올림픽 체제로 전환되었으며 적당한 긴장감도 느끼면서 훈련을 하며 철저한 준비를 했지만 선수들은 사사로운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다. 도핑 때문에 약도 제대로 복용할 수 없었기에 특별히 도핑에 문제가 없는 약으로 처방받아 간신히 버티며 강행군은 계획대로 계속 진행되었고 선수들이나 지도자들 모두는 하루하루 지쳐가기 시작했다.
사실 감독 입장으로서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들도 많이 발생되었다. 적재적소에 올바른 판단을 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기도 했지만 그동안의 경험들을 최대한 살려 판단을 하거나 지도자들과 충분한 상의 후 선수들의 의견을 묻고 존중해주며 결정을 하였기에 지금 되돌아보면 후회는 없다. 사실 선수들의 부상이 있을 때 치료냐? 휴식이냐? 하는 문제는 감독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줬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로인해 적당한 긴장이 되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이제 그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결전의 날 D-Day가 다가왔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