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가 사무국 조직개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 조정원)이 2018년 새 해를 앞두고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 6월 5선에 성공한 조 총재가 처음으로 한 사무국 인사로, 집행위원회와 기술위원회 구성에 이어 사무국 개편까지 마치면서 2020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준비를 위한 조직구성이 마무리 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에서 눈에 띠는 점은 양진방 사무국장의 퇴직이다.
양 국장은 지난 2013년 WT의 기술위원장으로 발탁되었으며, 이후 2015년 사무국장으로 특별채용됐다.
지난 7월 조 총재의 5선 연임과 더불어 사무국장과 기술위원장직을 겸직하게 되면서 WT의 행정과 경기 두 부문을 모두 장악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WT가 오는 12월 31일자로 계약만료를 통보하면서 비상근 임명직인 기술위원장 역할만을 수행하게 됐다.
그동안 양 국장이 총괄하던 WT 서울본부 사무행정은 김일출 제1사무차장과 서정강 제2사무차장이 관할부서를 나누어 관리하게 됐다.
김 차장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희대 부속병원 원장실 및 기획실,의료법인 성민종합병원 경영원장, 전능컴퓨터 대표, 대한PACS학회사업이사, 메디페이스 대표, 하이케어시스템즈 대표이사, 경희대학교 정경대학의료경영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9년 WT 홍보마케팅 사무차장으로 채용됐으며, 지난 2013년 글로벌태권도지원재단(GTSF)으로 파견되었다가, 2015년 WT가 종로구 효자동으로 이전하면서 교육부 사무차장으로 복귀했다.
WT에서 김 차장은 그동안 대외협력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동향인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남고와 경희대 동문으로 이러한 인적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 문 대통령 취임과 더불어 WT의 활발한 대외활동을 담당했다.
지난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의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 초청과 문재인 대통령 방문과 지난 9월 4일 태권도의 날을 맞아 문 대통령에게 WT의 명예단증을 전달하고 격파 퍼포먼스 등을 기획했던 태권도세계평화축제가 김 차장의 대표적 대외활동으로 꼽힌다.
비록 예산 확보의 어려움과 기획, 인적 구성의 한계를 드러내며 태권도세계평화축제는 취소됐지만, ITF 시범단 방한, 개최국 대통령의 첫 세계대회 방문 등을 성공적으로 담당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2018년 새로운 이벤트 개최를 목표로 현재 적극적인 대외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김 차장은 WT의 총무와 재무를 총괄하게 되었으며, 공인 및 후원 업무 등을 전담하는 마케팅부서까지 관할권 내에 두면서 행정실무를 손아귀에 넣게 됐다.
그동안 경기심판부장, 비서실장, 이벤트부장 등을 맡아 WT의 조직관리 및 국제협력 업무를 담당하던 서정강 부장은 제2사무차장으로 승진했다.
서 차장의 관할부서는 경기, 심판, 이벤트, 법무, 국가협회지원 등으로 WT의 대외 조직관리 업무가 그의 손에서 정리되게 됐다.
교육부와 홍보부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독립부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사무국 행정실무 권한을 쥔 김 차장 체제에서 관리, 감독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는 지난 2015년부터 김 차장을 보좌하며 WT의 경기, 심판 교육을 책임진 유정석 과장이 부장으로 승진발령되어 담당한다. 홍보보는 노희수 부장이 그대로 맡는다.
다년간 WT의 재무를 책임진 전병춘 부장은 총부무로 자리를 옮겼다. 재무부는 WT의 자금 지출을 집행한다면, 총무부는 인사와 경영에 대한 지출 계획을 담당하는 부서다.
경기인 출신으로 그동안 총무 업무를 맡았던 이승민 부장은 마케팅부장으로 이동한다.

세계태권도연맹 인사에 따라 김일출 제1사무차장(좌)과 서정강 제2사무차장(우)이 사무국을 총괄하게 됐다.
현재 강석재 사무차장이 맡고 있는 비서실장 업무는 마르코 이에나 경기부 대리가 과장으로 승진해 인계를 받게 된다.
지난해부터 조 총재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강 차장은 영문 국내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04년부터 WT의 홍보를 담당해오다가 WT가 서울본부가 효자동으로 이전하면서 비서실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내년 3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WT의 장기근속자이자 여성으로서는 첫 사무차장에 오른 박정애 차장도 내년 2월 정년으로 퇴임한다.
이번 인사는 양 국장의 계약 종료와 내년 정년 퇴임을 앞둔 강 차장과, 박 차장의 공백을 감안하기 위한 인사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 연공서열이 상당수 무너지면서 내부결속에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차장, 부장, 과장 등의 진급 예정자들이 대거 이번 인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WT 내부에서는 자괴감과 소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고, 신입직원들 조차 WT의 인사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직문화의 적폐인 줄서기 문화가 양성화되고 내부결속을 방해하는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정치적 조직개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WT는 임명직 및 사무국 인사를 함에 있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현재 구속수감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한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 문 대통령 취임과 더불어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이들은 소외되고 소위 새 정권 인사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국내 사단법인 등록단체이지만 국제스포츠기구로서 국내정치와 관계없이 자율적인 조직운영체계를 다져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WT 조정원 총재는 조직개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난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와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의 성공적 개최에 안주하지 말고 12월 30일 중국 우시에서 열리는 2017 월드태권도 그랜드슬램챔피온스 시리즈와 내년도 개최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유스올림픽게임과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