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와 국제태권도연맹 리용선 총재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각계각층 인사들이 2월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남북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에 참석해 양측 단원을 격려하며 '우리는 하나'를 외치고 있다.
태권도가 또 다시 전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그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열린 동계올림픽인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거듭나는데도 태권도가 톡톡히 역할을 해냈다.
남과 북의 교류에 물꼬를 틀고, 단절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 남북단일팀이 출전해 평화의 의미를 더한 중심에 태권도가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이 개최되고 있기 때문.
단순히 전 세계가 대한민국에 관심을 갖는 것은 올림픽뿐만은 아니다.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과 북한이 단일팀을 꾸려 출전하고, 개회식에 한반도 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등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더 관심을 끈 것이 사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 중심에 태권도가 있다.
태권도는 약 10년간 단절된 남과 북이 다시 교류하는 데 물꼬를 틈은 물론, 남과 북의 관계개선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평창올림픽의 성공개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고, 전 세계인들에게는 평화의 아이콘으로 감동을 남겼다.
남과 북의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도스포츠인 태권도도 갈라놨다.
남한 태권도로 대표되는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 조정원)과 북한 태권도로 대표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 리용선)으로 나뉘어 ‘태권도’란 하나의 이름 아래 40여년간 각자의 역할만을 해오고 있었던 것.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 시절 햇볕정책으로 인해 남과 북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시드니올림픽 공동입장, 남북 태권도 교류에 따른 서울-평양 남북시범단 초청 등이 이루어져 통합의 조짐을 보였으나, 국내외 정세가 급변하면서 평화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10여년간 단절된 남과 북의 교류의 시발점은 역시 태권도였다.
지난 2015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중재하에 당시 WT 수장인 조정원 총재와 ITF 수장인 장웅 IOC 위원이 만나 상호협력을 체결하면서 남과 북 태권도 교류는 다시 불씨가 올랐다.
이후 WT는 협력 체결에 대한 이행의 의미로 러시아 첼라빈스크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ITF태권도시범단을 초청해 WT태권도시범단과 ITF태권도시범단이 한 공간, 한 무대에서 함께 시범을 선보이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WT는 여기에서만 그치지 않고,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 열린 2017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ITF태권도시범단을 또 다시 초청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개회식에 참석해 남과 북의 태권도 교류를 환영하고,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더해 이들을 격려하면서 남과 북의 민간교류는 문재인 정부의 첫 사례로 인정받았다.
남과 북 민간교류의 확대와 세계평화 기여 등을 위해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ITF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WT시범단의 방문이 추진됐지만, 북한의 이를 거부하면서 남한 태권도의 역사적인 평양방문은 불발로 그쳤지만, WT 조정원 총재와 장웅 IOC 위원간 남과 북 태권도 교류의 지속을 위한 협의는 끊어지지 않고 진행형으로 이어져 왔다.
남과 북 태권도의 이러한 노력은 평창올림픽을 통해 그 빛을 발휘했다.
북한의 참가와 응원단 파견, ITF 시범단 파견이 연이어 결정되면서 대한민국에 태권도를 통한 평화의 분위기가 가득 채워진 것.
남과 북의 태권도시범단은 평창올림픽 기간 중 총 4차례의 합동시범을 펼쳤다.
2월 7일 방남한 ITF시범단은 리용선 총재, 황호영 수석부총재, 최정철 부위원장, 박영칠 시범단장의 임원진과 28명의 단원으로 구성됐으며, 8일 리허설을 거쳐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식전공연에 WT시범단과 합동시범을 펼쳤다. 10일에는 속초 강원진로교육원에서, 12일에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합동시범을 펼쳤고, 마지막 공연인 14일에는 MBC상암홀에서 시민들 대상으로 남과 북이 하나 된 상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4차례의 공연은 WT시범단이 25분, ITF시범단이 25분을 맡았고, 최종 10분은 양측의 합동시범이 펼쳐졌다.
남과 북 태권도는 같은 이름이지만 명칭과 기술은 많이 달랐다.
WT시범단은 고난이도 공중 회전동작을 가미한 발기술을 주력으로 화려함이 강조됐다면, ITF시범단은 단순하지만 파괴력있는 손과 발기술을 통해 강함을 강조했다.
공연의 피날레인 마지막 10분은 WT시범단이 품새를, ITF시범단이 틀을 선보이면서 ‘태권도는 하나’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남북태권도시범단의 첫 공연에서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10일 합동시범에는 우구 에르데네르 IOC 부위원장, 반기문 IOC 윤리위원장, 장웅, 이반디보스, 폴 에릭 호야, 장 크리스토프 롤랑 IOC 위원, 프란체스코 리치 비티 하계올림픽종목협의회(ASOIF) 회장, 하산 무스타파 국제핸드볼연맹 회장, 올레그 마티신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 등의 국제스포츠 인사들이 참석해 태권도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세계평화의 상징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12일 서울시청 공연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 원혜영, 이학영, 진선미 국회의원, 서울시의회 조규영 부의장을 비롯해 서울시 환경미화원, 사회적 배려대상자(장애인 및 복지시설 아동, 사회복지 종사자), 태권도 수련생 등이 참석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합동시범에 앞서 2019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100주년 기념 전국체육대회를 남과 북,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 "앞으로 100년은 분단이 아니라 평화의 시작이어야 한다. 개막식은 서울, 폐막식은 평양에서 열리길 바란다"며 ” "마라톤은 북측에서 출발해 군사경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왔으면 좋겠다"며 "두 도시가 평화통일의 역군으로 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 공연인 14일에는 MBC상암홀에서 태권도 꿈나무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공연이 펼쳐졌다.
총 4차례의 합동시범을 마친 ITF시범단은 15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귀환했다.
이들의 방한과 남과 북 태권도로 대표되는 WT와 ITF의 합동시범은 우리에게 우리땅에서 열린 첫 동계올림픽인 평창올림픽과 더불어 통일과 평화의 큰 상징적인 의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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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 태권도로 대표되는 세계태권도연맹시범단(좌)과 북한 태권도로 대표되는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우)이 각각 품새와 틀을 선보이며, 태권도는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