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4일 열린 국기원 이사회에 홍성천 이사장이 경호인력을 대동한체 입장하고 있다.
지난 한 해 태권도의 위상 저하 레전드 급으로 꼽히는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이사장 홍성천, 원장 직무대행 김영태)이 새해 벽두에도 개혁의 답 없이 이사들의 이해관계에만 집중되어 일방통행으로 가고 있다.
국기원은 1월 24일 오전 10시 30분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르메르디앙호텔에서 2019년도 제1차 이사회를 개최하려 했다. 하지만 재적이사 7명 중 4명의 이사(김철오, 김태일, 안병태, 윤상호)가 불참하고, 3명의 이사(홍성천, 김영태, 홍일화)만이 참석하면서 성원 불성립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이날 이사회는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의결된 정관개정(안)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로부터 반려되자 재적이사를 보충하고, 다시 정관개정(안)을 의결하려는 이사회로 시작전부터 시민단체와 홍성천 이사장의 경호인력,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 간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볼썽사나운 꼴을 보여줬다.
국기원은 이번 이사회에 앞서 이사 전형위원회(위원장 홍일화, 위원 강영복, 이규현, 이희성, 이상헌)를 통해 이사를 선임하려 했다.
국기원은 정관에 명시된 이사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자신들만의 리그가 아닌 유관단체들과 함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 조정원), 태권도진흥재단(TPF, 이사장 이상욱),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최창신), 문체부에 당연직 이사 추천을 요청했다.
WT는 하스 라파티 사무총장을 당연직 이사로, KTA는 나동식 부회장을 당연직 이사로 추천한 반면, TPF와 문체부는 추천을 거부했다.
국기원 이사 전형위원회는 WT와 KTA에서 추천한 당연직 이사 이외에 강OO, 최OO, 송OO, 윤OO, 노OO 등을 추가 이사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민단체는 국기원 이사회의 성립을 무산하려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에 앞서 바른태권도시민연대(대표 김덕근), 태권도미래창조시민연대(공동의장 홍상용, 고한수) 등은 이사회 장소 주변에서 이사회에 참석하려는 이사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들의 명분은 지난해 9월 국기원 이사회가 정상화를 목적으로 총사퇴까지 의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퇴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지만, 당시 현장에 있는 인원들을 파악한 결과 지난 14일 문체부의 국기원 법인 사무 및 국고보조금 검사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기원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하라!’는 피켓을 걸고 모였던 인원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이사 선임과 정관개정을 두고 기득권을 차지하려는 홍 이사장측과 이를 반대하는 측의 대립으로 비춰졌다.
이날 이사회에 불참한 인사들의 거취와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되는 상태다.
문체부의 주도로 구성된 태권도제도개선TF 1분과(위원장 임신자)에서 결정된 국기원 정관개정(안)과 국기원측인 발전위원회(공동의장 이승완, 김영태, 김태근)가 마련한 정관개정(안)이 아닌 이사 간담회에서 논의된 정관개정(안)을 승인했을 때에는 하나 된 의견을 모았던 이사들이 이번 이사회에 3대 4로 확연히 갈리면서 개혁보다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우선시 되는 상황이 도래한 것.
이에 따라 향후 국기원 향방도 방향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의 1순위 개혁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이사들과 원외의 계파들이 기득권에만 몰두해 합종연횡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
현재 일각에서는 국기원의 해산도 개혁의 방법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원은 지난 2010년 5월 『태권도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 재단법인에서 특수법인으로 설립됐다.
당시에도 국기원은 태권도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됐고, 부정적인 여론이 심화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칼자루를 들고 법률개정에 나섰고, 이를 근거로 재단법인을 해산하고 특수법인으로 재설립했다.
태권도계는 현 상황에 문체부가 다시 과거의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얼마 전 진행된 문체부의 법인 사무 감사를 근거로 이사장의 승인을 취소하고 일부 이사들의 선임 절차를 문제삼아 사실상 집행부 궐위상태로 가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들의 이해관계 속에 점차 개혁의 시간을 놓치고 있는 국기원, 과연 어떠한 해법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태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