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열린 국기원 이사회 모습
국기원(이사장 홍성천)이 정상화를 위한 정관개정(안)을 가까스로 통과시켰다.
국기원은 4월 25일(목) 오전 11시 국기원 제2강의실에서 ‘2019년도 제3차 임시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이사회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 ▲이사 연임의 건 ▲원장 선출의 건 ▲정관개정에 관한 건 4가지로 국기원은 지난 이사회에서 그동안 정관개정을 주도해온 발전위원회 대신 새롭게 정관개정위원회(위원장 홍일화, 위원 안병태, 나동식)를 꾸렸으며, 이사 선임을 위해 이사추천전형위원회(위원장 김철오, 위원 김성배, 황영갑)를 구성해 추가 이사 선임을 시사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 위원회에서 추천한 김성태 전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 최영렬 전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장의 이사 선임을 승인했다. 이사 선임의 건은 2호 안건이었지만, 이사 연임의 건에 앞서 1호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이사 연임의 건에서는 오는 7월 말경 임기 만료인 홍성천 이사장, 김영태 원장 직무대행, 홍일화 이사 3인의 연임에 대해, 홍성천 이사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가운데 참석 이사들의 연임 찬반 투표가 진행되어 김영태 대행이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해 탈락하고, 홍일화 이사만 과반수 이상 득표하면서 명암이 엇갈렸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를 대표해 참석한 강정원 체육국장은 이사회에 앞서 “국기원이 태권도계가 요구하는 다양성과 투명성이 반영되어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정관개정이 민의를 반영해 국기원이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관개정안이 잘 마무리되어 이사 선출과 원장 선출을 했으면 하는 부탁을 드린다”고 전했다.
강 국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사실상 정부의 선 정관개정, 후 이사 및 원장 선출이라는 기조를 전달했다. 하지만 국기원은 이사 선출은 강행하고, 원장 선출에 있어서는 최영렬 신임이사를 대행으로 선임하는 수를 두어 양보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문체부는 이날 국기원이 정관개정에 앞서 원장 선출을 강행할 경우 파견직 이사 사퇴 및 정부보조 중단 등의 강수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 선출의 건은 홍 이사장이 나서 폐기후 최영렬 신임이사를 대행으로 추천하고, 이사들이 동의하면서 마무리 됐다.
국기원은 지난해 말 독립성과 자율성이란 명분을 들어 문체부가 주도한 태권도제도개선TF에서 도출된 정관개정(안)과 지난해 9월 자체적으로 구성한 발전위원회(위원장 김영태, 이승완, 김태근) 정관개정(안)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이사 위주의 정관개정위원회를 구성해 정관개정에 나섰다가 승인권한을 가지고 있는 문체부로부터 반려 처리된 바 있다.
국기원은 이후 다시 정관개정위원회의 구성원을 변경해 정관개정에 나섰고, 이날 이사회에서 이들이 마련한 정관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정관을 살펴보면 국기원의 상징적 타이틀인 원장의 자격과 관련해 태권도 9단 또는 고단자로 요건을 정했으며, 70인 이상으로 구성되어진 원장선출위원회에서 공모를 통해 원장을 선출한 후 이사회 보고를 거쳐 문체부에 보고하기로 했다.
원장선출위원회는 태권도 유관단체인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 또는 총재가 지명한 임원 1인, 태권도진흥재단(TPF) 이사장 또는 이사장이 지명한 임원 1인,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KTAD) 회장 또는 회장이 지명한 임원 1인,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또는 회장이 지명한 임원 1인, KTA에서 추천한 시도협회 회장 2인, 5개 대륙연맹 회장 또는 회장이 지명한 임원 1인, 각 대륙별로 국기원 발전에 공로가 큰 국가협회 중 20인, 국기원 발전에 공로가 큰 태권도 지도자 중 국내 35인, 해외 5인, 국기원 직원 대표 1인, 국기원 해외파견사범 1인 등으로 구성키로 했다.
국기원 발전 공로는 최근 3년간 승품단 심사 공헌도(심사 추천 수)를 기준으로 하기로 했다.
이사추천위원회는 10인으로 인원을 제한하면서 태권도 유관단체인 국기원, WT, TPF, KTAD, KTA를 비롯해 한국여성태권도연맹,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체육기자연맹에서 각 1인을 추천하도록 했으며, 국기원 승품단 심사 추천 수가 높은 국내 사범 1인, 해외 사범 1인이 포함되도록 했다.
원장을 보좌해 운영을 총괄할 부원장은 이사 또는 외부인사 중 행정부원장 1인, 연수원장 1인, 국제부원장 1인을 선임하되 행정부원장과 연수원장은 상근, 국제부원장은 필요에 따라 상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문체부의 법인사무 감사결과 선량한 의무를 져버렸다고 지적받은 사유인 이사, 운영이사의 겸직, 소수의 이사회 독식 등을 우려해 운영이사의 수는 11명까지만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홈페이지에 경영공시를 필수 공시토록 했다.
이날 문체부에서 참관을 나온 스포츠유산과 김성은 과장은 “원장 선출에서 심판이 선수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기득권에 의한 원장 선출을 경계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제 남은 것은 문체부에서 국기원이 이날 의결한 정관개정(안)을 승인하느냐 마느냐다.
국회와 문체부 관계자를 두루 접촉한 한 인사는 “홍성천 이사장의 연임포기와 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최영렬 이사의 대행 선임 등을 봤을 때 국기원이 정관을 개정하면서 일정부분은 정부의 기조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현재 문체부가 고발한 국기원 법인사무 감사결과에 따라 현직에 있는 임직원 중 다수가 이 문제에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국기원 판도는 다시 악화로 흐를 수 있다. 현 정관에 대해서 문체부가 승인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원장선출위원회와 이사추천위원회 등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파열음이 일어날 경우 한유총처럼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정관 승인이 능사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