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30일 열린 국기원 제10차 임시이사회 모습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가 국기원 이사장 선출을 두고 의도적으로 개입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태권도계의 비난이 확대되고 있다.
10월 30일 열린 국기원 이사회에서 문체부 체육국장 대리인으로 참석한 스포츠유산과 김성은 과장은 이사장 선출에 앞서 “국기원 정관에 명시된 임원 결격 사유는 최소한의 것만 명시되어 있다. 국기원을 바라보는 국민과 문화체육관광부는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김 과장의 발언에는 특정인을 지목하는 내용은 없었지만 일부 이사들은 김 과장의 발언 중 ‘도덕성’이 강조된 만큼 특정인을 폄하하는 의도적인 개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이사장 선출이 무산됐다. 김성태 이사와 전갑길 이사가 후보자로 올랐지만, 2차례의 투표에도 불구하고 과반수인 11표를 얻은 후보자가 없어 차기 이사회로 선출이 미뤄진 것.
일부 이사들은 이번 이사회에서 이사장 선출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책임을 문체부에 돌리고 있다.
한 이사는 “문체부가 개입할 의도가 없었다면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으면 될 일”이라며 “계획한 것처럼 이사장 선출 전에 그렇게 말한 의도가 궁금하다. 이사장은 문체부가 승인권한을 가지고 있다. 어떠한 이사들이 문체부가 그렇게 얘기하는데 아무일 아니듯이 생각할 수 있겠느냐? 정말 공정하고 투명하게 자율적인 운영에 맡기겠다면 문체부는 당연직 이사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공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사 또한 “매번 문체부는 대리인이 참석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듯이 이렇쿵 저렇쿵 하는데 그러면서 자율적인 운영에 맡기겠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당연직 이사 자리에서 스스로 빠지는 것이 국기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정관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있는데 정관은 문체부 장관이 승인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과장이 와서 이걸 무시하듯이 발언한다는 것 자체는 스스로 승인한 정관이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하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일각에서는 문체부의 직권남용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 등의 후속조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표면적으로는 이사회의 자율적인 선택을 내세웠지만, 김 과장의 발언내용과 발언타이밍이 이사장 선출에 영향을 미쳤다는 일부 이사들의 의견이 더해지면서 향후 이사장 선출을 두고 파열음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