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갑길 국기원 신임이사장이 선출 소감을 전하고 있다.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이 8개월만에 법적 대표를 찾았다.

3월 27일(금) 오전 10시 국기원 강의실에서 열린 국기원 이사회에서는 전갑길 이사를 신임이시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재적이사 21명 중 직무정지된 최영열 원장과 해외거주중인 박천제, 슬리비 비네프 이사가 불참한 가운데 홍일화, 김성태, 윤상호, 안병태, 김무천, 김지숙, 손천택, 윤오남, 이숙경, 임미화, 임종남, 전갑길, 지병윤, 차상혁 이사와 세계태권도연맹 서정강 사무차장, 태권도진흥재단 정국현 사무총장, 대한태권도협회 최재춘 사무총장, 문화체육관광부 박용철 체육협력관 18명이 참석했다.

이사장 선출은 이번 이사회의 3호 안건으로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2019년도 수입·지출 결산과 중국 적체 단증 민원 건의 심의를 거쳐 오후 2시 20분경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었다.

이사장 후보는 이미 지난 이사회에서 두 차례나 과반수 득표자 미달로 선출이 되지 못한 김성태, 손천택, 전갑길 이사 3명이 자천으로 또 다시 이사장 출마에 나섰다.

국기원의 이사장 후보자 기호추첨을 통해 1번 손천택, 2번 전갑길, 3번 김성태 이사로 결정됐으며, 이들은 5분여 정견발표를 통해 각자 이사장으로서 왜 자신이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사들 모두 무효표와 기권으로 이사장 선출의 책임감을 갖자고 독려한 가운데, 1차 투표에서는 손천택 이사 7표, 전갑길 이사 6표, 김성태 이사 5표가 나와 손천택, 전갑길 이사가 1, 2순위자로 결선투표에 돌입했다.

2차 투표에서는 무효표가 2표가 나오면서 손 이사 7표, 전 이사 9표로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3차 투표에 돌입했다.

이사들은 무효표가 나오자 한숨을 쉬며, 무효표 행위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3차 투표에서도 무효표 4표, 손 이사 5표, 전 이사 9표가 나와 다시 재투표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무효표 행위가 사라지지 않자, 임미화 이사는 “한 차례 더 투표한 후 또 다시 무효표가 나오면 기명 투표를 진행하자. 정관에 무기명 투표를 하라고 정해져 있지 않다”고 주장했으며, 차상혁 이사 또한 무효표 문제를 지적하며 “계속 무효표를 할꺼면 차라리 퇴장해라. 이게 뭐하는 것이냐? 기명 투표로 하자”고 동조했다. 이에 손천택 이사는 “기명 투표는 우리가 개인에게 감정적으로 집단 린치를 가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럴꺼면 박천제 이사나 비네프 이사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무기명 투표를 하자”고 막아서면서 4차 투표에 들어갔다.

4차 투표에서는 무효표가 3표가 나온가운데 손 이사 5표, 전 이사 10표가 나오면서 이사장 선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이에 홍일화 이사장 대행이 “무효표가 줄었으니 하다보면 뽑힐 것”이라고 하면서 바로 5차 투표에 돌입했다.

5차 투표에서는 무효표가 2표로 준 가운데 손 이사 5표, 전 이사 11표가 나와 재적이사 21명 중 과반수인 11명의 지지를 받은 전갑길 이사가 신임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긴 공백기와 두 차례의 이사장 선출 무산 끝에 법적 대표를 선출한 이사들은 박수로 전갑길 이사의 이사장 선출을 축하했으며, 전 이사장은 “국기원 위상이 높아질 수 있도록 이사님들을 잘 모실 것”이라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전갑길 신임이사장은 태권도 선수 출신으로 조선대학교를 졸업했으며, 1980년대 독재에 반대하며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되어 새천년민주당 시절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광주광역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00년에는 제16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어 중앙 정계에 진출했다. 이후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광주 광산구청장을 역임했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