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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KTA에는 채찍을 WT에는 숙제를

한국 은 1, 동 1개로 참담 – WT, 기술 퇴보와 판정 논란 대책 시급
국제태권도신문 | 2021/07/31 02:06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가 7월 24일(토)부터 27(화)일까지 일본 도쿄도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홀에서 4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태권도 종가인 대한민국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한국은 역대 최다인 6명의 선수를 도쿄올림픽에 내보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이자 한국의 간판인 이대훈(-68kg, 대전광역시청)이 첫 경기인 16강에서 패배를 당하고, 여자부 정상 탈환을 꿈꾸던 심재영(-48kg, 춘천시청)과 이아름(-57kg, 고양시청) 또한 각각 8강전과 16강전에서 패하면서 충격을 맞았다. 하지만 차세대 주자인 이다빈(+67kg, 서울시청)의 부상투혼에 빛나는 은메달에 기대주인 장준(-58kg, 한국체육대학교)이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따내고 림프종을 극복한 인교돈(+80kg, 한국가스공사)이 통쾌한 뒤후리기 기술을 선보이며 동메달을 획득해 노골드로 침묵한 한국 태권도의 몰락을 간신히 지켜냈다.


국내 태권도 경기를 총괄하는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양진방)의 입장에서 이번 올림픽은 자존심을 구겼지만, 태권도 국제기구인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 조정원)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올림픽 태권도에는 난민팀을 포함해 총 61개국 131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 중 21개국이 태권도 경기를 통해 메달을 가져갔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로 참가한 러시아가 금메달 2개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으며, 우즈베키스탄과 태국, 크로아티아는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스라엘과 북마케도니아, 우즈베키스탄은 태권도 종목 참가 이래 첫 메달이 이번 올림픽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외신에서도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에서 국제스포츠계 비주류 국가들의 메달 획득을 긍정적으로 보고 올림픽 헌장의 기본원칙에 부합하는 보편화와 세계화가 뚜렷한 차별없는 종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 은메달을 획득한 이다빈 선수(청)의 경기 모습. (출처: 세계태권도연맹 홈페이지)

■ 대한민국 태권도, 자기반성에 따른 시스템 변화 절실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1개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도쿄올림픽이 처음이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서 4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의 성적을 거뒀을 때가 올림픽 중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은 해였는데 이번에 도쿄에서 이 기록이 바뀌었다.


한국은 태권도 종가의 위치에서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WT와 경기규칙을 비판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특히 전자호구 불신론을 펼치며 전자호구의 기술력에 이끌려가는 WT에 책임을 돌렸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WT의 전자호구는 대중들에게 ‘발펜싱’ 논란에 휩싸이며 “태권도의 박진감과 재미를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태권도계는 WT 전자호구의 비판에 앞서 KTA의 시스템 변화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은 전혀 상대의 전력분석이 전혀되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 패한 이대훈과 이아름에 장준과 심재영 마저 유력 경쟁상대로 분석되지 않았던 선수에게 무너졌다. 체급별 상위 클래스에 있는 우리 선수들의 전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상태였지만, 한국은 이들의 전력분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체력적 한계도 나타났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은 역전패가 많았다.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득점율이 현저히 낮아졌다.


WT의 공인전자호구인 대도(DAEDO)의 전자호구가 2012 런던올림픽과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까지 13년간 사용되었지만, 전자호구에 대한 적응력도 뒤쳐졌다.


센서접촉식으로 득점이 표출되는 대도 전자호구는 타격보다는 접촉에 중심을 두고 운영되는 전자호구다. 선수들이 착용하는 발등센서(감응 양말)에는 발등과 발바닥에 접촉식 센서가 부착된다. 발등센서와 전자호구로 통칭되는 몸통호구, 헤드기어의 접촉 신호로 득점이 표출되는 시스템이 바로 이번 올림픽에서 사용된 대도의 전자호구다.


한국은 대도 전자호구를 등한시해왔다. 국내 경기를 주최하는 KTA는 일반 전국대회에서 대도 전자호구를 사용하지 않고, WT의 또 다른 공인전자호구인 KP&P의 전자호구를 사용한다.


대도 전자호구가 사용되는 국제대회 참가를 위한 선발전 및 평가전, 국가대표 훈련에는 대도 전자호구를 사용하지만 사용 빈도는 극히 드물다. 한국 선수들이 상대 선수들의 앞발 밀어차기 기술에 승기를 빼앗긴 경우가 많았다.


한국 태권도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사령탑의 부재와 전력분석 미흡, 전자호구 부적응 문제를 나타냈다. 선수 기량의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시스템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까닭이다.


KTA는 이번 올림픽 국가대표 지도진을 추천할 때 출전 선수들의 현 소속팀을 우선시했다.


서울시청 이창건 감독, 고양시청 함준 감독, 대전광역시청 길동균 감독, 한국가스공사 이원재 코치, 한국체육대학교 강보현 코치가 코칭스태프로 참가했고, 각 지도자의 소속을 고려해 이창건-이다빈, 함준-이아름, 길동균-이대훈, 이원재-심재영, 인교돈, 강보현-장준 식으로 전담을 정했다. 전체 팀을 아우르는 사령탑은 없었다.


국가대표 강화훈련과 대회 성적을 총괄하고 책임지는 사령탑의 부재는 훈련의 질과 양, 목표에 대한 방향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다.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 동메달을 획득한 장준 선수(홍)의 경기 모습. (출처: 세계태권도연맹 홈페이지)

■ 태권도의 평준화, 세계화는 성공했지만, 재미와 박진감 공정성은 아직도...


WT는 이번 올림픽에서 21개국이 메달을 획득하면서 그 어느 종목보다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발펜싱’ 논란 속에 일부 오심에 따른 공정성이 떨어지면서 기술적 변화와 심판의 자질 향상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됐다.


WT는 2000 시드니올림픽과 2004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심판의 오심으로 판정시비가 일자 전자호구를 도입하고 판정시비를 줄이고자 했다. 또 경기장을 축소하고 기술위주의 득점체계로 변환하며 공격적인 태권도 경기로 나아가고자 했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WT는 2008년부터 준비한 태권도 경기 변화의 복합체를 선보였다. 경기복을 선수들의 편의성에 맞춘 기능성으로 변경했고, 360° 4D 기능으로 촬영한 영상을 영상판독자료로 사용해 공정성을 높였다.


기술적으로 이번 올림픽은 WT 역사상 최고, 최상의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방어적 움직임과 접촉에만 집중한 득점력에 일부 심판이 감점을 처리하지 못하는 자질 저하를 보여주며 보여주기식 변화보다 내실 변화가 시급한 과제임을 나타냈다.


판정시비를 줄이기 위해 내세운 전자호구는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기술의 수정과 보완을 거치며 타격보다는 접촉으로 변질됐고, 선수들은 전자호구에 맞춰 기량을 쌓다보니 파워풀한 발차기보다는 득점을 따내기 쉬운 터치와 비비기로 기술을 익혀나갔다. 여기에 상대를 잡고 차는 행위와 한계선 밖으로 나가는 행위, 갈려 후 공격 등의 감정행위가 나왔지만, 일부 심판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가면서 오히려 판정의 공정성 문제가 지적받게 됐다.


판정시비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전자호구는 기술의 퇴보를 가져왔고, 재밌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만들겠다는 경기규칙의 변화는 전자호구 기술력에 끌려가면서 선수들의 방어적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1년 6개월여 국제대회가 개최되지 못한 사이 심판원들의 실전경험 부족이 자질저하로 이어지면서 오심이 발생했고, 이는 WT가 대안으로 내어놓은 영상판독시스템도 역부족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 동메달을 획득한 인교돈 선수(청)의 경기 모습. (출처: 세계태권도연맹 홈페이지)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r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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