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국기원장 직무대행자로 손천택 이사를 선임했다.

4월 1일 오노균 국기원장 후보자가 제기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을 인용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최영열 원장의 직무정지 기간 중 직무대행자로 손천택 이사를 선임한다”고 결정했다.

지난 2월 26일 법원은 오 후보가 제기한 직무정지가처분을 받아들여 최 원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결정했고, 당시 오 후보측은 김춘근 전 국기원 이사, 박현섭 전 국기원 부원장, 이고범 전 국기원 기술심의회 부의장을 직무대행자로 추천했다. 이에 최 원장측은 김영태 전 원장 직무대행과 허흥택 전 미국태권도무도위원회 회장, 김성배 전 리라아트고 교장을 추천했고, 국기원은 이사 중 연장자인 김성태, 손천택, 김무천 이사 3인을 직무대행자로 추천하기로 결정했으나, 김성태 이사가 고사함에 따라 손천택, 김무천 이사와 여성 이사 중 연장자인 김지숙 이사 3명을 직무대행자로 추천했다.

법원의 손천택 이사 원장 직무대행 결정은 해당 재판의 당사자인 오 후보와 최 원장측 보다는 국기원 이사회의 의결을 받아들인 판결로 보인다.

국기원은 3월 27일 전갑길 이사를 신임이사장으로 선출한데 이어 법원의 판결로 원장 직무대행까지 결정됨에 따라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게 됐다.

손천택 원장 직무대행은 인천대학교 교무처장과 학생처장, 건설본부장, 체육학부장, 생활체육지도자연수원장, 스포츠과학연구소장 등을 거치며 체육학자로 활동했으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사무차장, 한국특수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 인천광역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지도자자격제도개선 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정책포럼 위원 등을 맡으며 체육전문가로 역량을 넓혔다. 미군 제2사단 태권도 선수 출신으로 한국대학태권도연맹 전무이사, 국기원 태권도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는 태권도를 대표하는 학계 인사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0월 사상 첫 공모로 진행된 국기원 이사 선임에서 30명의 후보자 중 12명의 신임이사로 선임되면서 국기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본인이 젊은 시절 태권도 선수와 사범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곱씹으며, 자신과 같은 어려운 사범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국기원 이사로서는 최초로 1천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3월 27일 국기원 이사장 선출시에는 이사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1차 투표에서 후보자 중 가장 많은 득표를 얻었지만, 과반수 득표는 하지 못하면서 5차까지 이어진 투표속에 이사장에 오르진 못했다.

이제 국기원은 전갑길 이사장과 손천택 원장 직무대행 투톱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법원의 결정으로 손 이사의 직무대행 기간은 국기원장 선거 무효 소송 판결시까지로 비슷한 재판과의 기간을 비교할 때 올해를 넘긴 시점까지 직무대행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 이사는 국기원 이사로서 임직원의 자세와 의지 변화를 통한 국기원 개혁의 방향성을 강조해 온 바 있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내 부정단증 관련 소송 건과 국내외 심사제도 개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태권도계 대책 강구, 국기원 연수원과 연구소의 역할 강화 등을 비롯해 운영이사회, 기술심의회, 상벌위원회 등과 관련한 활동에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진우 기자, cooljinwoo0@naver.com>